연말이면 으레껏 팔로알토로 나들이를 간다. 큰 나무를 좋아하는 (그 중 레드우드의 기운을 가장 좋아한다) 우리 가족이기에 (물론 매실이의 의견은 모르지만..) 팔로알토로 가고, 많은 사람들을 구경하기 좋은 쇼핑몰도 있기에 팔로알토로 가고, 맛있는 커피와 음식점들이 상대적으로 많기에 팔로알토로 가고, 뭐니뭐니 해도 연말에는 팔로알토의 호텔값이 가장 저렴한 시기이기에 팔로알토에서 한해의 마무리를 해왔다. 참고로, 팔로알토 근처 스탠포드 대학교로 인해 가을 졸업시즌에는 호텔가격이 하늘을 뚫을 기세로 높아진다.
이번포스팅에서는 슴슴하게 팔로알토의 연말 나들이 기록을 공유하고자 한다. 참고로 우리는 팔로알토에서는 항상 Westin 호텔 [링크] 을 이용한다. 우리는 체크인을 마치고 본격적으로 나갈준비를 시작한다.
금강산도 식후경. 일단 먹기로했다. 그냥 쌀국수가 먹고싶어서 검색을해보니, 가장 가까운곳에 Pho Ha Noi [위치] 라는 쌀국수 집이 있어 들어가보았다. 아따, 사람이 일단 많으니 맛있는갑다~ 하고 들어 간다. 신기한건 인터넷 평이 그렇게 좋지는 않았는데 사람들이 굉장히 많았다.
오우 맛은 괜찮았다. 그런데 가게가 엄청나게 어수선하고, 서비스도 별로이다. 특히 서버의 자세 정말 별로 였던것 같다.. 주문이 잘못들어가서 말을했는데, 잘못들어간 고기만 따로 주고 마는것도 별로였다. 맛은 좋았으나 가게가 굉장히 어수선하고 서비스가 별로이다. 결정적인건 숙주를 제공하지않는다!!!! 숙주없는 쌀국수가 쌀국수란말인가.
팔로알토에 오면 으레껏 먹는 커피는 역시 Verve 커피. 캘리포니아 로컬 로스팅 카페로, 커피의 맛이 비공식적으로 톱쓰리에 든다. 커피를 기다리는 동안 멍멍이를 찾아나선 매실이와 또 매실이를 따라나서는 엄마 :) 미국에서는 아이들에게 굉장히 친절하기에, 그리고 다가오는 아이들은 모두 웰컴이다. 따뜻한 미소를 주변사람들과 나눠본다. 나무는 그런 대화와 미소가 수줍어서 딱히 피하는 편이긴하다... 흠... 기다리는 동안 커피가 나온다. Verve에서는 커피가 굉장히 빨리 나와서 놀라웠다 ㅎㅎ. 나무의 카푸치노와 모카소스를 얹은 와이프의 카푸치노. 맛있는 커피에서 맛볼수있는 신맛과 쓴맛의 균형점. 좋다. 우리는 다음 행선지인 이케아를 걸어가기위해 커걸 (커피를 들고 걸기) 을 하기로 했다.
팔로알토의 길은 굉장히 깔끔하고, 자연친화적으로 조성이되어있어 굉장히 걸을 만한다. 도로도 조용한편이라, 매실이는 이 길을 걷기만 하면 잠에 들곤하고, 이번에도 그랬다. 신기하다 :) 잘때는 역시 천사같은 매실. 우리는 30분 정도 걸어 이케아에 갈 예정이기 때문에, 충분히 매실이를 재울수 있었다. 예고편으로, 매실이는 이케아에서 날라다닌다... 이케아는 아기들의 천국이었다.
이케아에 도착했다. 그러고보니 입구를 한참동안 찾은 것 같다. 주차장으로 들어가는 곳은 많으나 걸어서들어가는곳은 잘 보이지가 않는다. 이거원 차없으면 서러워서 살것나. 미국은 워낙 광활하니 한번 입구를 찾지못하면 몇십분은 기본적으로 소요가 되는 듯하다..하..
이케아에 도착하면 꼭 먹는것이 있다. 바로 초콜릿케익과 커피이다. 커피는 이케아 회원이면 무료로 먹을 수 있고, 초콜릿 케익은 쫀독하면서 알맞게 달달하게 맛있으면서 동시에 가격이 합리적이어서 먹는다. 험난한 길을 가기전에 일단 당과 카페인을 충전하고 움직여본다. 오늘만큼은 매실이의 호흡으로 같이 이케아를 돌아볼 마음으로 둘러보기시작한다.
문제가 생겼다. 매실이가 한 곳에서 다른곳으로 움직일 생각을 않는다. 이케아는 정말이지 아기들에게 천국과 같은 놀이터인듯하다. 특히 모든것이 새로운 두살배기 아기들에게는 더더욱 그렇다. 하나씩 만져보고, 앉아보고 누워보고, 그게 신이 나서 또 무한반복을 한다. 모든 물건들을 한번씩 전부 만져봐야하고, 아늑한 공간들은 무조건 한번씩 들어가봐야 하는듯 하다. 첫번째 가구 섹션만 보는데 벌써 한시간이 삭제되어버린다.. 결국 초심과는 다르게, 때때로 강제 이동을 시키면서 둘러보아야 했다. 그래도 마냥 신이난 매실이를 보고있자면 그저 귀엽기만 하다.
우리가족은 쇼핑을 할 때 두세번 생각하고 고민을 하고 구매하는 성격이어서 항상 갈때마다 많이 사지는 않는다. 결국에는 또 가성비가 굉장히 높은 와이퍼, 집게, 그리고 방석과 같은 작은 물건들만 구매를 하게 된다. 이케아 한바퀴 돌고오니 벌써 저녁시간이다. 결국 맛있는 음식점을 가겠다는 우리의 계획과는 다르게 이케아에서 적당히 저녁을 먹기로 하였다. 그치만 그것아는가? 이케아 핫도그는 내가 아는 핫도그중에서 가장맛있으면서 가장저렴하고, 이케아 치즈피자도 굉장히 저렴하면서 맛있다. 특히, 이케아에서 우리가족은 연어요리를 즐겨 먹는다. 이케아에서의 밥은 항상 즐겁다 :)
결국 오자마자 뻗어버린 가족들. 엄마한테 기대어 자는 모습이 또 너무 사랑스러운 매실이 모습을 찍지 아니할 수가 없었다.
다음날 아침. 우리는 또 다른 하루의 느린 시간을 가지기로 하였다. 미국의 아침은 역시 브런치이련, 브런치에 한번가본다. 미국에서는 정말 이해가 안될정도 만큼이나 브런치집이 잘된다. 캘리포니아에서 미국인들이 줄을 서는 가게는 브런치집밖에 본적이없다. 우리도 브런치를 즐겨먹기는 하나, 그정도로 소울푸드일까.. 라는 항상 같은 의문을 던지면서 가게되는 미국의 브런치집이다.
가는 도중, 한 행인분을 만나는데 갑자기 매실이가 너무 귀엽다며 인사를 하시고, 음료수 하나를 건내 주시고 쿨하게 가신다. 아이들에게는 절대로 친절한 나라 미국... 항상 웃음을 날려주시는 분들께 감사를 하는 한편,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주신 음료수는 먹지는 않았다. 무튼 기분좋게 브런치집 팔로알토 크리머리 [링크] 에 도착한다. 간판이름은 아이스크림가게이나 브런치집이다 :)
와플과 오믈렛 그리고 사이드로 나오는 토스트 두조각. 정도 먹으면 배부르게 먹는다. 저렇게 먹으면 대략 30불정도 나온다... 참,, 비싸긴 하지만, 그래도 브런치를 먹는 그런 분위기만큼은 무언가 상쾌한 기분을 들게 한다 (추측이건데, 달콤한 시럽과 와플이 그런 상쾌한기분을 들게 하지않을까 생각한다).
브런치를 먹고 좀 걸어보기로 한다. 팔로알토에는 스탠포드 대학을 중심으로 큰 나무 (특히 레드우드)가 정말 많아서 삼림욕을 하기에 굉장히 좋은 곳이다. 우리는 연말을 맞아 나무의 기운을 받으며 소원을 빌 수 있는 큰나무를 찾고 있던 중이었다.
역시가 관찰하기를 좋아하는 매실이는 작은것 하나 직접 만져본다. 도토리도 만지고, 풀들도, 벌레들도 만져보고 풀들위에서 뛰어보기도 한다. 큰나무 앞에 매실이를 세워놓고, 또 한해의 다짐과 한해의 행복을 기원하며 우리 가족들은 쇼핑을 하러 가기로 한다.
엽서, 옷, 주방용품등을 보러 다녔으나, 오늘의 핫딜은 '칼집이 있는 과도' 이다. 매실이를 데리고 다니다보면 과일을 잘라줄 일이 많았으나, 일전 한국여행 [관련글: 매실이의 첫 한국여행] 을 위해 비행기를 타는 과정에서 과도를 빼앗겨 버렸다.. 문제는 집과 함께 과도칼을 파는 곳이 많지 않았으나, Sur La Table (흔히, 한국인들에게는 수라상이라고 불리우는 듯 하다) 이라는 주방용품점에서 그리 비싸지 않은 가격으로 득템을 하였다. 득템을 하였으니 이제 밥을 먹으러 간다. 우리는 팔로알토에 오면 거의 "꼭" 먹는 음식이 있다.
바로 텐더그린 치킨까스볼 (Bowl) 이다. 꽉찬 그리고 쫄깃한 치킨속살에 완벽한 밑간이 되어있어 한국인들의 입맛에 딱 떨어지게 감칠맛이 나는 그런 치킨까스이다. 참고로, 텐더그린은 여러 지점을 다녀보았으나, 지점마다 맛이 좀 다르게 느껴졌고 팔로알토 지점이 가장 맛있었다. 팔로알토점 텐더그린은 맛집으로도 다시 소개해보고자 한다. 매실이는 엄마표 식빵샌드를 먹으면서 같이 점심을 보내고 오늘의 팔로알토나들이를 끝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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