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실이는 16개월차에 폭풍성장을 한번 경험하였다 [관련글: 성장의 폭발].
하지만 이것이 끝이 아니었다. 16개월차가 끝날 무렵 걷기를 성공한 매실이는 [관련글: 걷기훈련], 단 1개월만에 또 한번의 폭풍성장이 왔다. 폭풍의 양이 첫 성장에 비해 굉장히 폭이 높고 넓어서 이번 포스팅은 두편에 걸쳐 적어 내려가고자 한다. 두번째 포스팅 마지막에, 성장을 극대화시켜주기 위한 혹은 지금의 매실이를 유연하게 대하기 아빠 엄마의 노력도 그려 놓았다.
항상 그래왔듯이, 늦게 성공했지만 한 번 성공하면 폭풍 같은 기세를 몰아 엄청난 성장의 폭풍을 경험한다. 1달 밖에 지나지 않은 지금이지만 벌써 뛰기를 시작했지만, 육체적 성장 뿐아니라 언어적, 정신적, 사회적 등등 인간 전반적인 측면에서 폭풍성장을 하였다. 걷기 시작한 후, 매실이는 더이상 기기 (크롤링) 를 하지 않는다. 안아달라고 하면 안아줬지 기지는 않았다.
아빠의 추측이지만, 걷기 시작하면서 시야 하나가 달라졌다고 매실이의 뇌에 무수한 자극을 주기 시작한것 같다. 관찰할 수 있는 것들이 무궁무진해 졌고, 그러한 관찰로 부터 자연스레 누군가를 따라하게 되고, 육체적인 움직임은 정서적 언어적 발달에도 영향을 미친 것 같다. 받아들여지는 정보값들이 두배, 아니 열배가 넘는 듯 한데, 이는 곳 열배의 성장을 의미하기도 한다.
신체의 폭발
18개월차 매실이의 키는 84cm 체중은 11.4kg다. 걷기 시작한뒤로 3cm가 더컸는데, 아무래도 신체 활동이 성장을 자극한것이 아닐까.
걷기 한달만에 뛰기 시작한다. 따.따.따. 를 외치며 뛰는 매실이가 일에 절어있는 아빠의 얼굴에 활기를 넣어준다. 이제는 매실이가 없는 세상은 상상할 수가 없다.
어금니가 나기 시작했다. 위아래의 앞니들 다음으로 어금니가 나는것이 신기하다. 제2의 구강기가 찾아왔지만, 매실이는 꿋꿋이 잘 이겨내고있다. 중간중간에 새벽에 깨지만 이내 곧 잠들고 있고, 이가계속 근질근질한지 인형들을 자주 깨문다. 제2의 구강기가온 뒤 두번정도 새벽이 크게울어 아빠엄마를 놀라게 했으나, 그것 이외로는 아직까지 평온하다. 매실이는 천사다 :)
공간인지 능력의 폭발
몸의 움직임이 많아진다는 것은 3차원 공간을 영유하며 느낀다는 뜻이다. 즉, 물건들이 어떻게 생겼는지, 구조물이 어떻게 생겼는지 느끼며 세상의 것들을 더욱 빠르고 폭넓게 이해해 나간다. 걷기를 시작한 매실이의 공감각은 몰라보게 향상되었다.
매실이가 탑쌓기를 입문했다, 엄마 아빠의 약통으로.. 탑쌓기를 하라고 사 놓은 장난감은 많았으나, 모든 것을 제쳐놓고 약통으로 탑쌓기를 입문하게 될줄이야… 엄마아빠의 영양제통을 씩씩하게 가져오더니 쌓고 싶어졌는지, 갑자기 통위에 다른 통을 놓기 시작했다. 경이로운 순간이었다. 탑쌓기를 입문하고나서는 이제 “쌓는다” 라는 것을 이해했는지 여러 물건들로도 탑쌓기를 할 수 있게 되었다. 컵을 식판위 모서리에 쌓기도 하거나 돌멩이 위에 다른 돌을 얹어놓기도 한다. 정작 탑을 쌓으라고 사준 장난감으로는 쌓질 않는게 신기하다.
쌓기 뿐만아니라, 카드 끼워넣기 (뽀로로 노래 기계에 팩 [관련글: 돌이후 필수템] 을 끼워넣지 못했으나 처음으로 성공을 하였다), 물건 집어넣기 (특히 빨래를 빨래통에 넣는것을 굉장히 좋아한다) 등등의 공감각의 섬세함을 요구하는 일들을 할 수 있게 되었다.
구조물을 보면 그냥 지나치지 못한다. 어떻게 생겼는지 만져보고, 올라가보거나 밀어보거나 어떠한 형체의 특성을 느끼것에 재미가 들린듯 하다. 별것도 아닌것에 진심인 아기를 보고있으면 참, 귀여워서 웃음이 절로 나온다. 😂 하찮은 귀여움이라고 해야할까.
구조물과의 상호작용도 좋아해서 이제는 앉는것을 굉장히 좋아한다. 특히 푹신한 곳에 앉는 것을 좋아한다. 지인의 집에 갔을 때 매실이가 의자에 너무 잘 진득하니 앉아있어서, 이날 당장 의자를 주문했다. 예쁘고 푹신한 의자를 구매하여, 매실이가 더 앉고 싶게 만드는 의자를 구매했다 [관련글: 아기의자 후기]. 매실이가 의자에 앉아 혼자만의 시간을 갖으면 엄마 아빠도 한숨돌릴 시간이 생겨 좋다 :)
포크질은 여러번의 시도끝에 이제막 시작했고, 아직 숟가락질은 미숙하다. 그래도 끊임없이 시도하기를 밥 먹을 때마다 권유를 하고 있다. 이제 색연필을 쥐고 무언가를 끄적이는데에 제법익숙해 지고 있다. 길다란 물건의 생김새와 쓰임새에 계속하여 적응하고 있다 :) 화이팅 매실.
인지능력의 폭발
세상을 바라보는 높이와 기동력이 증가했을 뿐인데 인지능력에도 상당한 발달이 온것 같고 특히 소리와 시각에 대한 인지력이 높아졌다. 자기가 좋아하는 새소리가 나면 저-멀리 새를 가리키고, 저 멀리 멍멍이가 지나가는걸 눈치 채고 멍멍을 외친다.
인지능력의 폭발로 한가지 뚜렷한 차이는 주위 경계가 많이 늘었다. 움직이지 말아야 할 것 같은것들이 움직이면 굉장히 무서워하고 즉각적으로 울어재낀다. 놀이터에 굉장히 큰 뱀 인형을 보고 저 멀리서부터 겁을 먹고 허겁지겁 달아나기도 한다. 집에 있는 로봇청소기를 무서워 항상 엄마 다리를 부여잡고 뒤로 숨고, 식당의 서빙로봇을 보면 바로 귀신 본것마냥 소스라치게 싫어하고, 청소기나 오토바이같이 큰소리가 나면 무서움에 엄마를 끊임없이 갈구한다.
사실 경계의 증가로 도움이 되는 경우도 많다. 매실이는 자신이 확신이 없으면 일단 엄마아빠의 눈치를 보고 확인을 받는다. 만져도 되는지, 가까이 가도 되는지, 먹어도 되는지, 앞으로 가도 되는지. 이러한 확인을 받는 절차는 부모로서 굉장히 안심이 되기도 대견스럽기도 하다.
큰 소리에 놀란다. 큰 기차소리, 오토바이 소리에 놀라 세상의 광활함에 무서움을 느끼고 엄마의 다리를 부여잡는다. 매실이가 가끔 먹으면 안될것들을 먹으려고 시도하는 경우에 큰 소리를 내어 제지를 하면 매실이는 매우 깜짝놀라고, 이러한 놀람은 학습이 되는지 다음부터 그 물건을 먹지 않는다. 하지만 별것도아닌일에 부모가 자주 깜짝 놀라고 큰소리를 낸다면 아기가 굉장히 불안해 하기 때문에 각별히 소리를 크게 내는것은 정말 필요할 때만 할 것.
매실이가 이제는 엘리베이터의 사이공간까지 인식을 하고, 그안의 어두움을 무서워한다. 우리가 구름다리 사이를 넘어가듯이 이제는 엘리베이터에서 나갈때의 매실이는 넘어가듯이 엘리베이터를 탈출한다.
자의식의 폭발
몸의 기동성이 늘어나다보니, 자아의 기동성이 커지고 있다. 자신이 원하는 곳에 다다를수 있게 됨을 깨닫고 난뒤에는, 몸에는 능동의 활력이 불어나 자신이 가고 싶어하는 곳은 무조건 가야지 직성이 풀리게 된다.
부모로써 곤란한 경우가 많다. 매실이가 가고자 하는곳을 저지하게 되면 일단은 잉~ 하고 본다. 눈물은 어디간거늬~? 특히 놀이터에서 벗어나거나 혹은 매실이가 순식간에 경로를 이탈하여 저지를 할 새 없이 가버리는 경우가 허다하다.
자신이 직접 가려고 하고, 직접보려고하고, 직접 해보려고한다. 이전과는 다르게, 갑자기 자신이 갖고 있던 물건을 가져가거나, 강제로 뺏거나, 강제로 자신의 몸을 움직이려고만 하면 바로 익룡 한마리가 날아온다. 유모차를 타고싶지 않을때는 활어한마리가 팔딱팔딱 거리지만 막상 안전띠를 메고 출발하면 다시 온순해진다.
보통 이러한 시기를 “재접근기” 라고 하는데, 최대한 매실이의 의사와 의지와 의도를 존중해 주고자 한다. 부모가 매실이의 몸을 강제하는것이 아닌, 아이에게 부탁을 하거나 권유를 하여 매실가 몸을 움직여 그 행위를 하도록 최대한 유도하고 있다.
물론 급박하거나 위험하거나 10번이상말을 했는데도 (아빠는 엄마보다 참을성이 적어 5번정도인듯 하다..) 말을 듣지 않으면 자주 강제하기도 한다 🙂
자의식의 발달은 ‘성취감’과 ‘소유욕’ 이라는 감정을 더욱 거세게 만드는 듯 하다.
자기가 이루고자 하는 것들을 이루고 나면 활-짝 웃으며 박수를 친다. 이루고자 하는 것들이 물건 나르기, 밀기, 쌓기, 집어 넣기 등 굉장히 하찮은 것들이 많아 마냥 귀엽기만 하다. 😂
마음에 드는 엄마 아빠의 물건들을 몸에 주렁주렁 걸은 채 돌아다니기를 좋아하고, 자기가 다먹지 못하는 아침사과를 주방세트에 넣어놓고, 저녁에 꺼내 먹기도 한다. 엄마는 매실이 간식컵의 정체를 까맣게 잊고있다 저녁에 알게되기도 한다. ‘쟁여놓다’ 라는 행위를 이해한 듯하다. 허허
소유욕의 정점이라고 할 수 있는 아기들의 장난감코너는 이제 블랙홀과 같다. 특히 미국의 대형마트인 타겟은 아이들의 장난감진열을 예쁘게 그리고 매우 많이 해놓아서 매실이가 도무지 지나칠 생각을 하지 않아 곤란한 경우도 많다.
현재 매실이가 가장 좋아하는 물건은 가방, 스포츠는 농구, 물건은 풍선, 먹는 것은 옥수수다. 그러한 것들이 매실이 오감에 맞나 보다 :)
관찰력과 행동모사의 폭발
요즘에는 한 쪽 방향을 뚫어져라 쳐다보는 시간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의사선생님은 그것을 ‘집중력’ 이라고 표현하는데, 걷기와 함께 관찰의 집중력도 폭발하였다. 달라진 시야로부터 들어오는 수많은 정보값으로부터 세상을 더 깊고 자세히 이해하고 싶나보다.
자신이 평소에 다니던 익숙한 길도 매일 다르게 관찰하는 듯 하다. 같은 장소라도 다른 시간때에 가면 다른 무드, 조명, 그리고 사람들로부터 다른 관찰을 하게된다. 같은 집이라도 매일 다른 부분을 좀더 자세히 관찰하고 또 그것들을 기억한다.
한가지 문제는, 다른것을 보고 관찰하느라 정신이 팔려 식사에 대한 흥미가 떨어졌다. 매실이가 좋아하는 음식이 아니면 잘 먹으려 하지 않는 경우가 많아졌다. 제2의 밥태기가 온것인가. 밥을 먹다, 새소리가 나기라도 한다면, 째짹!! 하며, 강아지 소리가 나기라도 한다면 멍멍!! 하며 소리가나는 곳을 가리키고 뚫어져라 그 방향을 본다. 요즘에는 매실이의 최애 밥 집폴레 [관련글: 엄마표 유아식 집폴레] 의 횟수를 1주일에 두번으로 올리고, 그밖에 비빔밥과 쌀국수를 많이 먹는다. 향상된 관찰력과 함께 책에 대한 관심도 같이 증가하고 있다 :)
관찰력의 성장은 자연스레 행동모사의 발달을 가져온다.
엄마가 칼을 가지고 택배의 테이프를 자리면, 매실이는 자신의 장난감 주방칼을 가져와 시늉을 한다.
하루도 빠짐없이 노트북으로 일을 하는 아빠를 보는 매실이는, 가르쳐 주지도 않았으나 이제 꽤나 폼나게 타이핑을 할 수 있다. 아빠의 키보드를 너무 치고싶어하여 매실이용 노트북을 놓아주었다 (물론 전원은 없다).
매실이가 흘리는 물과 우유와 그 밖의 분비물들을 닦는 엄마의 모습을 봐 왔던 매실이는 이제 우유를 흘리면 휴지를 찾아 오더니, 자기가 바닥을 닦기 시작한다 😂
엄마 아빠가 주말 아침에 둘 다 요리를 하고있으면, 매실이도 주방으로가서 요리를한다.
엄마가 매실이에게 해주는 여러 것들을, 이제는 매실이가 자신의 애착인형에게 똑같이 모방하여 따라한다. 장난감숟가락으로 인형에게 밥을 먹이거나 우유를 먹이는 역학놀이를 시작했다.
대견하고 귀여운것.. 위의 예시는 빙산의 일각이며 수많은 행동모사로 점점 사람이 되어가고 있다.
아이의 행동모사에는 부모의 책임감이 뒤따른다. 아이의 거울은 부모다. 부모의 생각, 말한마디, 작은 행동이 아이에게는 큰 울림으로 다가와, 그것을 따라하게 되고 그것이 좋은 것이든 나쁜 것이든 배우게 되어있다. 어릴적 배운 모든것들이 뇌와 잠재의식 저깊은 내면까지도 영향을 미쳐 훗날 한 사람의 인격이 정해진다고 생각한다.
2부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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