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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

놀이터 입문, 스토리타임-[실리콘 밸리 아빠의 육아노트, 14개월차]

by 워킹나무 2024. 8.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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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와 엄마는 아싸 (아웃사이더) 다. 웬만한 모임은 꺼리는 편이고, 미국식 파티는 당연히 싫다. 5년간의 박사유학 시절, 한국분들과 정식적으로 교류를 한적은 놀랍게도 단 한번도 없었다. 정말 친한 외국인 친구 세명정도를 제외하면 와이프와 나는 부부이자 베스트 프렌드였다. 

 

물론 사람이 싫어서가 아니라, 많은 사람들과의 만남이 있는곳에서 우리의 에너지가 탈탈털리기 때문이다. 에너지가 털리는 자리를 좋아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냥 둘이 있는 시간이 즐겁고 편하였고, 딱히 우리는 그 이상의 인간관계를 필요로 하지 않았다.

 

하지만 매실이가 나오고 난뒤, 우리는 좀 더 넓은 인간관계의 필요성을 느끼기 시작했다. 가족들도, 그리고 친구들도 없는 여기 미국에서 매실이가 보는 사람들은 온전히 엄마와 아빠밖에 없다 (물론 지나가는 행인들이 있지만 단지 행인일 뿐인 것은 매실이도 알 것이다). 엄마와 아빠가 다른 사람들과 상호작용하는 모습을 더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을 했고, 한편으로는 매실이도 자기 또래아이들과 한 곳에서 상호작용을 해보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물론, 1년 정도의 아기는 상호작용을 하지 않는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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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매실이 생후 14개월차, 와이프와 나는 조금씩 조금씩 삶의 울타리를 밖으로 밖으로 넓혀보기로 했다. 우선, 실리콘 밸리에 있는 친구들과 더 많이 왕래를 시작했다. 밥을 먹고, 차를 마시고, 추수감사절 파티에 응하기도 하고, 아파트 근처에서 매실이 또래의 부모들과 스몰톡 (일상적인 대화)을 해보기도 한다. 물론 대부분이 애기에 관한 내용이다. 

 

아이가 있는 부모는 아이가 있는 부모를 서로 알아보고 만나게 되있나보다. 자연스레, 친구들 중에서도 아이가 있거나, 곧 아이가 나올 친구들과 좀더 깊고 오래가는 관계를 갖을 수 있었다. 아마, 친구들도 우리와 같은 마음이 아니었을까, ㅎㅎ 

 

매실이 또래아이들을 만나게 해주기위해 우리는 두 곳을 정기적으로 다녔다. 바로 놀이터와 스토리타임.

 

놀이터입문

아이들이 가장 많은 곳 중의 하나는 놀이터이다. 놀이터의 아이들은 굉장히 역동적이고, 때로는 거칠고, 때로는 사회적이고, 때로는 창의적이고, 대체로 행복하며, 5분뒤 놀이터를 떠나야하는 아이들은 시무룩하다.

 

아이들의 이런 복잡한 감정과 활동을 관찰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매실이에게는 큰 자극이 될거라 믿는다. 돌이 지난 지금은 틈만 나면 놀이터를 데리고 간다. 여행을 갈때도 꼭 빼놓지 않은 곳은 아이들 놀이터다. 신기하게도, 놀이터 또한 지역의 특색을 담고있는 경우가 많아서 관광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 생각한다. 놀이터 구조물이 어떤 곳은 굉장히 빈티지 하기도하며, 모던하기도 하며, 창의적이기도하다. 다양한 놀이터에 몸을 담가 보는 것 또한 매실이에게 긍정적인 영감을 불어다주지 않을 까 생각한다 (물론 아빠의 개인적인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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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실이의 놀이터입문은 10개월 정도에 가장 안전한 아기용 그네로 시작하였고 (위의 사진은 돌근처에서의 매실이다), 아빠의 손을 잡고 걸을 수 있는 지금 (14개월차) 은 미끄럼틀 구조물오르기 등등 웬만한 초급자용 놀이기구는 전부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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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은 혼자 놀거나 다른 아이들과 놀 수 있는 것이 아니기에, 최대한 동행하며 오감을  자극시키고자 노력한다. 다른 질감의 땅에서 걷기는 물론이고, 계단 오르내리기, 구조물에 앉기, 동굴에 들어가기, 미끄럼틀 타기, 좁은 건너기 등등. 

 

지금은 이제 놀이터가 어떤 곳인지 기억하기에, 놀이터 근처에만 가도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그네와 미끄럼틀과 계단오르기의 무한반복 지옥에 같히기도 하고, 놀이터를 떠나려고하면 여느 아이와 같이 울기 시작한다. 이제는 놀이터를 떠나기 5분전에는 매실이에게 말을 해주고, 마지막 미끄럼틀에서는 "이게 진짜 마지막이야!!" 라고 미리 말을 해준다. 물론 지금의 매실이는 말을 알아 듣지는 못하지만, 아이들에게는 이렇게 꼭 미리 말을 해주어야 별탈없이 자리를 떠날 수 있다고 해서 지금부터 연습중이다.  

 

매실이가 다른 아이들과 사회적 교감을 할 수 있을때, 그리고 혼자서도 이쪽저쪽 다니며 놀 수 있을 때를 기다리며 지금은 정성을 다해 놀아주고 있는 중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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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 https://www.libraries.sa.gov.au/client/en_AU/sapubliclibraries/?rm=STORY+TIME0%7C%7C%7C1%7C%7C%7C0%7C%7C%7Ctrue&dt=list

스토리타임

스토리 타임이란, 위의 사진처럼 여러 연령대의 아이들을 한데 모아놓고, 한명의 행위자가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주거나, 동요를 불러주거나, 율동을 가르쳐주는 이벤트이다. 미국의 많은 도서관 혹은 어린이 박물관 등등에서는 1주일에 한 번씩 아이들을 위한 스토리 타임을 운영하는데, 요일마다 다른 도서관을 돌아다니며 스토리타임을 다니는 부모들도 많다고 한다. 미국에 있다면 스토리 타임을 이벤트를 진행하는 곳이 생각보다 굉장히 많을 것이므로 찾아보시길.. 한국에는 이러한 스토리타임 문화가 있는지는 모르겠다.

 

매실이 덕에, 8년동안 미국에 살면서 처음으로 공공 도서관에 가보기로 했다. 지금까지는 산호세 근처에서 두곳의 도서관 (로즈가든근처, 윌로우글렌근처) 에서 경험해 보았고, 조만간 유료 어린이 박물관에서 열리는 스토리 타임에도 가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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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 타임을 진행하는 방은 저기에서 한번 더 들어가야지 있다. 보통 스토리 타임은 '방'의 형태의 공간에서 하기 때문에 잘 찾아봐야 할 때가 있다.

 

스토리타임 10분전 정도부터 입장표를 받고, 스토리타임 ‘방’에 들어갈때 표를 제출해야 한다. 우리가 경험 했던 두 도서관에서 모두 이러한 시스템으로 운영을 하고 있다. 입장표에 돈을 받는것도 아닌데, 왜이런 티켓팅 시스템으로 운영하는지는 모르겠다.

 

스토리타임의 실제 시간은 30분정도로 상당히 짧지만, 그 시간 동안 다른 아이들이 어떤 행동을 하는지 어떻게 선생님과 상호작용을 하는지 관찰할 수 있는 굉장히 좋은 기회다. 

 

선생님의 손짓을 따라하기도 하고, 엄마 아빠가 아닌 다른 누군가가 책을 읽어주는 것에 흥미를 느낄수도 있고, 노래에 맞는 율동을 따라하기도 하며, 프로그램이 끝난뒤에는 스티커를 준다.

 

부모와 같이 율동을 하거나 박수를 치는 등 부모와의 상호작용도 있어 매실이와도 의미있는 시간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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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는 타인의 아기를 사진 찍는 것이 굉장히 민감한 문제가 될 때가 많으므로, 스토리타임중에는 사진촬영이 금지되어있다고 한다.. 그래서 몰래 매실이만 한 컷 찍었다. 어리둥절한 매실이... 귀엽다.

 

스토리 타임을 처음으로 경험한 매실이는, 사실 어리둥절했다. 아직 다른 사람들과의 제대로 된 상호작용을 해 본 적이 없었기에 그냥 여기저기 기어다니기에 바빠 보였고, 다른 아이들의 옷자락을 잡으려 하거나 선생님이 아닌 엄마만을 바라보고 있는 등 아직은 사회적인 행동은 하지 않고 있다. 

 

지금은 매실이 엄마가 일주일에 한번씩 스토리타임에 매실이를 데려다 주는데, 매실이의 사회적 상호적용의 성장이 어떤식으로 이루어 질지 궁금해진다.

 

아차, 그리고 스토리 타임이 시작하기 전, 혹은 끝나고 난뒤에 도서관에서 더 남아서 매실이와 더 놀아주는 것도 굉장히 좋은 경험이었다. 미국 어린이 도서관에는 정말 상상 이상으로 많은 장난감과 귀엽고 깜찍한 책들이 있어 아기들의 천국중 하나이다.

 

 

 

하지만 문제가 생겼다!!!!

1년동안 감기한번 열도 한번 나지 않았던 매실이가 (예방주사를 맞아도 열이나지 않았었다), 스토리타임에서 많은 아이들을 만나고 오더니 바로 코로나에 걸렸다… 다음포스팅에서 좀더 얘기해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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