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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

가족문화와 훈육원칙, 아빠의 소망 (14개월차)-[실리콘 밸리 아빠의 육아노트]

by 워킹나무 2024. 8.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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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사람의 인격체가 완성되어가는 과정에서 무의식의 영향은 막대하다. 무의식의 세계는 아이가 태어날때부터, 아니 엄마 뱃속에 있을때부터 형성되는데, “일관된” 자극이 그 시발점이 되는경우가 많다. 그 자극의 종류에 따라 한 사람의 인격체의 무의식은 좁을수도, 넓을수도, 밝을수도, 어두울수도, 길수도, 짧을수도, 파랄수도, 빨갈수도, 역동적일수도, 정적일수도, 파괴적일수도, 창조적일수도 있다. 사실 위의 내용은 단순히 개인적인 믿음에 관한 내용이고, 과학적인 증거는 찾아보지 않았다.

 

매실이가 태어난지 14개월차가 된 지금, 매실이에게 어떤 일관된 자극을 주면 좋을지 (혹은 어떤 자극을 주지말아야할지도!) 고민이 많았고, 자연스레 어떤 가족문화와 훈육원칙을 어떤 부모의 소망과 함께 갖으면 좋을지에 대해 생각해보게 된다. 특히, ‘문화’란 반복적이고 지속적인 생활양식이라는 측면에서 ‘일관된 자극’과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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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문화

아직 한살배기 아기와 문화를 만든다는 건 쉽지 않지만, 그래도 우리가족에게는 크게 세가지의 문화가 있다.

 

1. 느린 방향을 추구한다.

의사 혹은 행동을 선택을 할 때, 웬만하면 느린방향으로 선택을 한다. 걷기에 꽤나 먼거리도 걸어다니거나, 여행을 할때도 느린 여행 (느린여행 포스팅) 을 한다. 일정을 빡빡하게 채우지 않고, 큼지막한 일정만 잡고, 우리는 천천히 움직이고 순간을 음미하면서 여행을 한다. 밥도 천천히 먹고자 노력을 한다 (하지만 애기가 있을때 천천히 먹는 식사는 마음대로 되지 않을때가 많다..) 미래를 계획할 때도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깊게 생각하고 계획하고 판단한다. 당연히 우리도 경우에 따라서는 신속할 줄도 알고 서두를 줄도 알지만, 우리가족의 기본문화는 느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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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매실이가 느림에 익숙한 아이가 되었으면 한다. 느림에서 오는 진정한 맛이 있고, 신중함이 있고, 여유로움이 있고, 깊이가 있고, 무게감이 있고, 신뢰감이 있다. 빠르지 않아도 인생은 즐거울 수 있고, 의미로울 수 있으며, 충분히 보람차고 행복할 수 있음을 매실이와 천천히 동행하며 느끼게 해주고 싶었다 (물론 부모의 마음일 뿐일 수 있다).

 

2. 티비가 없는 집. 

현재 와이프와 결혼 7년차 이지만 아직 티비가 없다. 사실 티비에 대한 필요성을 느끼지 못해서 집에 들여다 놓질 않았다. 따라서 매실이가 태어나도 우리집은 자연스레 티비가 없는 집이다.

 

세상에는 티비말고도 즐거운일이 너무너무 많기에, 티비만큼은 최대한 지연시키고자 하는 마음이다. 물론 아빠의 개인적인 마음이지만, 미디어 없이 즐길수 있는 아이라면, 매우 창의적인 아이가 되지않을까..?

 

 

3. 아침식사는 재즈와 함께 :) 

가족 아침식사는 재즈와 함께한다. 이유는 단순하다. 음악과 함께하면 더 유쾌하게 아침을 열수가 있다. 재즈는 직관적이고, 리드미컬하며, 즉흥적이기에 개인적으로 다른 장르들에 비해 더욱 유쾌한 아침을 매실이와 여유롭게 보낼수 있게 해준다 (처음에는 클래식 플레이리스트로 시작을 했으나 뭔가 난해하고, 많은 클래식 음악들이 또 그리 유쾌하지도 않았다).

 

현재 우리가 사용하는 플레이 리스트는 애플뮤직에 있는 “재즈&패밀리” 라는 플레이리스트이다. 단어들도 굉장히 천진난만하고 쉽지만 또 애기들만의 리듬을 지닌것도 아니기에 가족들끼리 듣기 굉장히 훌륭하다. 예를들면, 바나나, 토마토, 캣과 같이 쉬운단어들에 으른용 소울을 넣은 느낌이랄까. 

 

매실이의 저 깊은 내면속의 흥을 재즈와 함께 울려주고 싶었다. 

 

워킹나무의 버킷리스트에서도 공유를 했지만, 매실이가 크면, 가족들과 예쁜정장을 차려입고 환상의 재즈클럽에서 연말을 같이 마무리하는 문화를 꼭 만들어 보고싶다:) 

 

 

훈육원칙과 부모의소망

사실 돌애기에게 훈육은 의미가 없다. 말을 해도 알아 듣지 못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행동’ 으로 하는 훈육은 아이의 무의식의 영역까지도 분명히 영향을 미쳐 훈육을 하는 의미가 있을 거라고 믿는다. 따라서 지금 시기에는 행동으로써 부모의 소망을 담아 매실이를 훈육하고자 한다.

 

1. 인생에는 공짜가 없다.

매실이에게 '인생에는 모든지 그에 상응하는 에너지 혹은 대가가 항사 필요함'을 인지시켜주고 싶었다.

 

매실이가 가장 좋아하는 음식은 과일이고, 그 중에서 체리를 가장 좋아한다. 엄마는 저녁식사 후 으레것 체리를 잘라 매실에게 주곤 하는데, 어느 순간부터 매실이가 밥을 반도 먹지도 않고 체리를 찾기시작한다. 매실이가 손가락질을 할 수 있는 순간부터 체리를 달라는 본인의 의사표현은 더욱 확고해졌고 냉장고를 끊임없이 가리키며 찡찡거리기 때문에 모를 수가 없었다. 

 

우리는 매실이가 밥을 충분히 먹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체리를 찾는 경우에는 체리도 주지않고, 밥도 억지로 먹이지도 않는다. 그 후 매실이는 밥을 충분히 먹고 체리를 찾기 시작한다. 사실 밥을 다먹으면 체리를 주는 것을 이제는 이해를 했는지, 찾지도 않고 그냥 차분히 잘 앉아있는 모습이 너무 대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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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완벽주의자보다는 행동주의자

매실이가 행동을 옮기는 사람이 되었으면 한다. 실패를 생각하기 앞서 일단은 시도에 더 의미를 두는, 너무 완벽한 계획에 집착하기 보다는 적당한 불확실성을 즐길수 있는, 자기가 무얼하고싶은지 정확히 알고 있는 행동에 옮기는 그런사람이 되었으면 한다.

 

아빠로서, 매실이가 실패라는 경험을 부정적으로 인식하는 것을 굉장히 경계하고 있다. 실패라는건 성공에 다가가기 위한 굉장히 건강한 과정임을 매실이가 피부로 느끼게 해주고 싶다.

 

일단 매실이에 대한 기대치를 낮추려고 노력하고 있다. 그럼, 매실이가 하는 모든 것들에 대해 성공이든 실패든 즐거운 일이 되버릴 것만 같았고 실제로 그렇다.

 

매실이의 의지에 경청하고 따라주려고 노력한다. 물론 지금 말은 못하지만 매실의 손짓과 표정과 소리로 어느정도 의도를 파악할수가 있다. 예를들면, 손을 잡고 걷는중, 매실이가 방향을 바꾸고자 힘을 주는경우가 있는데, 웬만하면 매실이가 가고자하는 곳으로 같이 간다. 어디 방향으로 손가락질을 하면 적어도 같이 그 방향을 바라봐주거나 그 방향으로 방향을 틀어 가기도 한다. 외계어를 사용한 옹알이를 해도 일단은 대화를 해주는 척이라도 하려고 노력한다. 다른 훈육원칙에 어긋나지 않는 선에서 매실이의 의지를 항상 존중해주고자 한다.

 

매실이의 의사를 끊임없이 물어보고, 매실이가 크면 더 많이 물어볼 것이다. 인생의 많은 부분은 어떤것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달려있다. 선택을 행동으로 가르치는건 지금부터 할 수 있다. 예를들면, 두개의 장난감을 주고, 어떤 것을 원하는지 물어본다. 이 때 중요한 것은 선택하지 않은 장난감은 절대 주지 않도록 하고자 노력한다. 좋은 선택을 하려면 자기가 무얼 좋아하는지, 무얼 잘하는지 객관적으로 파악을 해야하는데, 매실이가 자신의 정체에 대해 정확히 알고있도록 도와주고 싶다.

 

새로운 행동을 했을때는 크게 반응을 해준다. 해변가에서 발한짝을 뗐을 때도, 옹알이를 시작했을때도, 혼자서 수저를 잡고 먹는 걸 시도했을 때도, 격하게 뽀뽀를 해주거나, 박수를 쳐주거나, 안아주거나, 하이파이브를 한다 :) 작은 시도하나하나에 큰 의미를 부여한다.

 

아이가 틀에서 벗어나는 행동을 해도 놀라지 않는다. 설사 그게 어른들의 시각에서 잘못 된 것이라고도 웬만해서는 ‘잘못’ 되었다고 말하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사실은 잘못 된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물론 사회적 규범과 법적인 틀 안에서 말이다. 

 

어른인 우리가 잘못 되었을 확률이 사실상 더 클 것이라고 생각한다. 어른들의 세상에서의 규칙이란 어떤 집단에서 편의를 위해 인위적으로 만들어놓은 것일 확률이 높다. 누군가로부터 인위적으로 만들어 놓여진 행동양식을 따르지 않는다고 해서 잘못 되었다고 말하기 시작하면, 사실 아기들의 행동은 하나부터 열까지 모든것이 잘못 되었을 수 있다. 

 

아기들이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은 굉장히 참신하고 창조적으로 때로는 파괴적이기도하고 똑똑하기도 하다. ‘안되’ 라는 말을 끊임없이 듣다 보면, 그 많은 다양한 사고의 불씨는 점점 사그라져들기 시작하고 결국에는 능동적인 생각과 행동하기를 포기한다. 그래서 내가 평소에 생각하지 못했던 행동을 매실이로부터 보았을때 일단은 ‘그럴수 있지’로 주문을 외우고 매실이에게 접근하고자 한다. 사실 이상한 행동은 아빠가 훨씬더 많이 하긴 한다. :)

3. 귀티나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

참고로, '귀티'와 '부티'는 극명하게 다른 의미있다. 롤렉스를 차고 사람이 굉장히 천박해 보일수도 있고, 시장바구니를 들고다녀도 매우 우아해 보이는 사람이 있다. 

 

귀티는 안으로 부터 만들어진 것이고, 부티는 밖으로부터 형성된 것이다. 나는 매실이가 안으로부터 우아한 사람이 되었으면 하는 소망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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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으로부터 우아함은 어떻게 만들어질까? 나는 그것이 말과, 행동과, 디테일에서 온다고 생각한다.

사용하는 말에는 깊이와 사려와 통찰과 부드러움이 있어야 하고,

행동에는 현명함과 온화함, 때로는 강인함이 있어야한다.

겉모습은 단정하되 본인의 색깔이 명확하며 표정에는 서두름이 없고, 꾸밈에 있어 디테일이 살아있다.

무엇보다, 말과 행동과 겉모습이 모두 일관되며 ‘나’다워야한다.

 

따라서 귀티나게 키운다는 것은 굉장히 어렵고 난해한 일이다. 어떻게 아이들이 그러한 귀티를 배울수 있을까? 사실 답은 명쾌하다. 부모가 귀티가 있으면 자식도 그걸 보고 배운다.

 

문제는 현재의 ‘나’는 완벽한 귀티를 익히지 못하였고, 매실이 엄마 또한 완벽한 귀티를 가지고 있지는 않다. 하지만 중요한 사실은 우리는 상호 보완적인 귀티를 지니고 있어서 나는 와이프로부터 보고 배우고, 와이프도 자신 부족한 면을 남편으로 부터 채워나가고 있다. 지금의 우리는 말과 행동과 겉모습에 있어 서로를 채워주기도 하고 경계해주기도 하며 매실이에게 본보기가 되고자 노력을 하고 있다. 매실이가 그런 우리들의 좋은 모습만을 쏙쏙골라 배우길 희망할 뿐이다.

 

사랑한다 우리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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