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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

성장, 신생아부터 14개월차-[실리콘 밸리 아빠의 육아노트]

by 워킹나무 2024. 8.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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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실이는 태어날 때부터 빅베이비였고 머리숱이 별로 없었다. 3.5Kg의 무게로 태어났다. 어떻게 저렇게 큰 애기가 마른 엄마의 뱃속에서 나왔는지도 참 인체의 신비이다. 매실이가 나오는 과정을 보는 경험은 매우 신성했고 세상을 들여다보는 하나의 눈이 더 생기게 된 계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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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실이는 14개월차인 지금까지도 모유수유를 하는 중이다 (저녁에만 조금 한다). 매실이의 외관은 아빠를 많이 닮았지만, 아빠에 비해 상대적으로 굉장히 건강하고 무탈한 엄마의 기운을 모유를 통해 받았으면 하는 간절한 마음이다.

 

미국에서는 법적으로 애기의 신체변화를 정기적으로 관찰해야한다. 크게 머리둘레, 키, 몸무게를 추적관찰하고, 미국에 있는 같은 개월수의 아기들 중 상위 몇퍼센트에 해당하는지도 병원에서 알려준다. 돌이 지난 지금 매실이의 몸무게와 머리둘레는 상위 50프로, 그리고 키는 상위 4프로라고한다. 물론, 와이프와 나는 귀엽기만한 애기들의 외모에 대한 평가 심지어는 묘사하는것 조차도 지양하고 삼가하는 편이지만, 그래도 부모의 입장에서 상위 4프로의 키를 가졌다는 사실에 음.. 한편으로는 안도하면서도 무언가 미소가 나오는 느낌이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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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이 된 지금까지도 머리숱이 별로 없어서 인지, 아직도 “Beautiful Boy (아름다운 남자아기)”라는 말을 많이 듣는다. 미국의 홈리스들도 애기한테는 매우매우 친절하고 좋은말을 많이 해주는데, 그들로부터 들었던 말중에서는  “What’s up Boy (와썹보이)~~” 가 가장 인상깊다.

Boy라고 하는 것에 대해서는 전혀 기분이 나쁘지는 않다. 사실 내가 봐도 너무나도 예쁜 남자애기 같긴하다. 중요한건, 딸이어서 너무너무 좋다는 것이다 :)

 

매실이의 느린 대근육 발달.

매실이는 대체로 몸을 쓰는 발달이 (좀더 전문적인 용어로는 대근육의 발달이) 다른 아기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늦었다. 뒤집기도, 되집기도, 그리고 기는것도 모두 보통의 아기보다는 2주일에서 한달정도 천천히 했던 것 같다. 14개월차인 지금에도 아직 혼자서 걷지 못한다. 이에 대해, 엄마는 ‘조금’ 걱정했고, 아빠는 사실 전혀 걱정을 하지 않았다. 물론 근거없는 믿음은 아니었다. 신생아 때부터 매실이의 발길질은 매우 힘차고 허벅지힘이 굉장히 좋았는데, 그런아이가 대근육 발달이 조금 늦는다고 해서 문제되지 않는다고 확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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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히려, 의사선생님이 더 호들갑이었다 (한국인 의사선생님이다). 매실이의 운동 발달이 평균보다 느릴때마다 다양한 피지컬 테라피를 추천해 주셨는데 (물론 미국에서는 진료를 많이 볼수록 병원에서는 돈을 더 많이 벌기때문일 수도 있다), 매실이에 대한 강한 믿음이있기에 추천대로 따르지는 않았다. 아빠의 강한 믿음에 보답이라도 하듯, 매실이는 느리게 시작했지만 한 번 시작하면 매우 힘차게 동작들을 해왔다. 지금 돌이켜보면, 성장이 느린게 아니라 매실이가 아직은 요령이 부족하거나, 혹은 키가 커서 대근육을 사용하기 어려워 했던 것 같다 (고 믿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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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근육이 예민한 아기.

대근육의 발달이 느린대신, 매실이는 감각이 예민한 아기인것 같다 (대체로 소근육과 관련되어있는 감각이다). 작은 구멍을 만지는 걸좋아하고, 버튼 누르기를 좋아하고, 지퍼나 자크만지는 걸 좋아하고, 컵 안의 얼음을 만지작하며 얼음이 녹아가는 과정을 보는걸 즐겨한다. 푹신한 베개옆이나 부들부들한 담요는 절대 그냥 지나치는법이 없이 벌러덩하더니 얼굴로 느끼는걸 좋아한다 (벼,,변탠가?). 매실이가 가장 좋아하는 책은, 사운드 북인데, 아래의 사진에 나와있듯이 은색버튼을 누르면 클래식이나 오케스트라 음악이 나온다. 음악이 나올때, 몸을 좌우로 흔들며 리듬을 타는 모습이, 그렇게 귀여울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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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사 매실.

1 동안의 매실이는 천사였다.

  • 신생아 시절부터 분리 수면을 해왔는데, 태어난지 한달정도 뒤부터 풀잠 (9시부터 7시까지) 을 자기 시작했다. 
  • 13개월 동안, 특별한 이유 (주로 이앓이나 열) 가 없는 한 잠깐씩 깨고만 말고, 혼자서 자세를 고쳐잡고 다시 잠에 들기 시작했다 (주로 엎드려 잔다 :).
  • 밥은  주는 족족 클리어 한다. 물론, 여느 다른아기들과 같이 밥태기가 왔지만 이틀정도로 그쳤다. 
  • 1년동안 흔한 피부발진 이외로 특별히 크게 아픈적이 없었다. 주사를 맞아도 이잉..한번에 그치고 (물론 격정적으로 안아주고 흔들어주고 안심을 시켜주긴한다), 예방주사에 열도 한 번 나지 않았다.
  • 토는 딱 한번 했고, 약간의 액체가 넘어온 정도 였다.
  • 아빠가 웃겨주면 고맙게도 천상의 웃음소리로 답해주고, 아빠가 웃어주면 천상의 미소를 발사해준다. 매실이가 웃는 모습을 진심으로 공유하고 싶지만, 훗날 하나의 인격체가 될 아기의 프라이버시를 지켜주기 위해 아쉽지만 참는다.

 

돌 이후부터는 부쩍 발달하는 인지능력과 관찰능력, 그리고 암기능력.

돌 이후부터는 부쩍 동물들에 반응을 많이 한다. 강아지를 보면 알아보고 “멍멍” 이라고 하고, 새를 보면 “짹짹” 이라고 반응을 한다 (물론 엄마 아빠가 그렇게 말을해서 그렇다). 엄마가 하도 바닥을 닦으니 매실이도 물티슈를 가지고 바닥을 닦는 시늉을 하는데, 어찌나 귀여운지. 

 

아빠 사진을 보고도 “빠빠” 라고 외치며, 강아지 사진을 봐도 “멍멍”을 외친다. 실제와 사진을 매칭하는 능력이 생겼다는게 신기하다. 

 

이제는 내 행동 거지 하나하나에 점점더 신경을 써야할 때가 온 것같다. 특히, 나도모르게 나오는 “아이씨” 나 남을 비방하거나 험담하는 말들은 꾹꾹 눌러 담고 있다. 그런 작은 것 하나하나가 매실이의 뇌에 영향을 미친다고 믿고 있다.

 

매실이 덕분에 와이프와 싸울 때는 더욱 건강하게 싸운다. 감정적인 말다툼을 하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본인들의 기분에 더욱 솔직해 져서 왜 이때 기분이 상했는지 그리고 다음에는 이런 부분을 더 신경써달라고 진솔하게 대화를 한다. 물론 사람인지라, 화가 날때가 있지만, 그럴 경우에는 일단 자리를 뜨고 회피하여 화를 식히고자한다. 와이프와의 싸움은 하루를 넘기지 않도록 한다. 아이는 부모가 싸울때 “극도”의 불안감을 갖는다고 한다

 

매실이한테 핸드폰을 사용하는 모습도 웬만해서 보여주지 않는다. 숨어서 하거나, 매실이 앞에서는 정말로 필요할 때만 한다. 핸드폰을 하는 모습을 너무 많이 노출시키고 싶지 않았다. 이것 또한 과학적 근거는 찾아보지는 않았지만, 매실이가 미디어에 노출되는 시기를 최대한 연장시키고 싶었다.

 

물론 안 좋은 행동과 말을 안하는것도 중요하지만, 좋은 행동과 말을 더 많이 하는것도 중요하다. 진심어리고 사랑이 담긴 말을 매실이에게 해준다. 당연하게도 사랑한다는 말은 하루에 틈이 날때마다 해준다. 아기는 그 의미를 알지 못하지만, 분위기와 아빠의 표정과 행동으로 어떤 느낌인지는 직감한다고 믿는다. 애정을 표현할 때는 살을 맞대어 최대한 격하게 표현해주고, 힘들 때도 매실이 앞에서는 미소를 잃지 않고자 노력한다. 그 작은 정성 하나하나가 쌓여 아기의 인격체를 형성한다고 굳게 믿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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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을 다녀올 때마다 급속도로 성장 했던 매실.

매실이는 여행을 갈 때마다 매실이 인생에서 한획을 긋는 행동을 하거나, 여행을 다녀온 직후에 급속도로 성장하는 것이 보였다. 여행을 가서 특별히 무언가를 하지 않고 도시나 바다를 걷는 것만으로도 아기는 성장하는 듯하다. 수많은 새로운 정보들 (날씨, 물체, 소리 사람들 등등) 이 아기의 뇌를 자극하면서 형언할 수 없는 성장을 여행을 할 때마다 하는 듯하다. 

 

가장 기억에 남는 성장은 산타크루즈의 해변가 (여행 링크) 에서 였다. 원래는 빨대컵을 혼자서 빨지 못하는 매실이였지만 무더운 햇볕아래서 갈증이 있었는지 처음으로 빨대컵을 빨아올리는 것이 아니겠는가! 그 밖에 신체 성장이 느렸던 매실이가 뒤집과, 기기, 서기, 그리고 가기키기 등을 처음 시작한 시기는 대부분 여행을 다녀온 직후였다! 

 

여행을 가서 아기들이 인지하는것, 만지는 것, 듣는 것, 그리고 다른 지역의 공기와 분위기를 느끼는 것 모두가 아기의 발달에 도움이 되는것 처럼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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