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많은 대학원생분들이 초년생일 때 하는 질문은 다음과 같다.
어떤 수업을 들어야할까? 어떤 수업을 들어야 나에게 도움이 될까? 그리고 수업이 정말 중요할까?
이번포스팅에서는 위의 질문에 대한 지극히 개인적인 의견을 써 내려가 보고자 한다. 석사는 한국, 박사는 미국에서 받으면서 한국과 미국에서 모두 대학원 수업을 들어본 경험을 바탕으로 포스팅을 하고자 한다. 다시말하지만, 주관이 섞여있으므로 누군가의 의견정도로 참고하면 되지 싶다.
대학원에서 수업이 정말 중요할까?
나무의 답은 아니오다 (사실 진짜 정답은, '그냥 하고싶은대로 하면 된다' 이다. :).
석사/박사의 주요 목표는 양질의 연구를 하고 논문을 작성하는것이다. 논문이 당신의 미래를 바꾸어 놓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얼마큼의 논문을 어떤 퀄리티로, 그리고 어떤 주제를 가지고 작성하였는지에 따라, 당신은 빅테크에 있을수도, 스타트업에 갈지도, 혹은 교수로만 가야되는 커리어를 쌓고 있는지도 모른다. 요는, 대학원생인 당신의 의사결정은 항상 '논문'과 '연구'를 기반으로 이루어지면 된다.
연구의 중요성을 미루어볼 때, 대학원 수업은 그리 중요하지 않다. 그 이유는 바로, 수업과 연구의 성격이 다르기 때문이다. 수업은 학생들에게 어떠한 지식과 이론을 가르치기 위함이다. 대부분의 수업이 '연구'를 위한 지식을 가르치지는 않는다. 오히려 필요 이상의 지식과 따분한 원론들을 알아야만한다. 사실 많은 교수들도 그러한 방대한 원론을 가르치고 싶어하지도 않는다 (최근의 젊은 교수일 수록 더욱그러하다), 왜냐면 자신들도 잘 모르기때문에... (다시 말하지만 주관적인 생각이다). 물론 연구를 위한 지식을 수업을 통해 얻을 수는 있지만 당신의 연구분야에 사용될 수 있는 지식은, 감히 단언컨대 굉장히 한정적인 영역일 뿐이다.
연구와 논문을 위한 지식은 그때 그때 습득하는 편이 시간적으로도 효율적이고, '필요'가 만들어내는 뇌는 더욱이 능동적이 되어 굉장히 효과적으로 습득할 수 있다. 예를 들면, A라는 지식이 없이 당신은 어떤 연구분야에서 연구를 할 수가 없다면, 일단, 지도교수님이 시킬것이다. "학생 A쪽 공부를 좀더 해보시게". 그럼 어떻게든 그 지식을 알려고 노력할 것이다. 당장에관련논문을 조사해본다거나, 인터넷을 뒤지거나, 정말로 필요하다면 서적을 읽어본다거나 (요즘엔 자료들이 너무잘 되있어서 서적보다는 강의 동영상 혹은 chatGPT한테 물어보는게 더 빨라보인다), 혹은 그 분야를 잘알고 있는 사람에게 조언을 구하기도 한다. 수업에서 이러저러한 지식들을 습득하는 이유는 거의 한가지로 수렴한다: 학점을 잘받기 위해서.. 그러한 인스턴트 공부로 인한 지식은 금방 잊혀지기도 한다.
요는, 공부를 해도, 실제로 연구를 해보면서 공부를 하는것이 더 효율적, 효과적이라는 뜻이다.
졸업 후 혹은 Job을 잡을 때도 수업 성적표의 꼬리표가 붙을까?
아니다. 이건 확실히 말할 수 있다. 절대 아니다. 사실 연구실적만 좋다면 (적어도 미국에서는) 심지어 학교 레이블도 더이상 중요해지지 않는다. 인터뷰를 할 때, 사람들이 보는것은 딱 세가지 이다. '연구실적' 과 '커뮤니케이션 능력 (인성 포함)' 과 '코딩 실력'. 이 때, 커뮤니케이션 능력과 코딩실력은 바로 알수없는 요소이기 때문에, 일단 Job Offer에 가장 크게 기여하는 것은 연구실적이다. 이력서만 보면 사이즈가 바로 나오기 때문이다. '연구실적' 만 좋으면 빅테크를 갈 수 있다라고 말해도 과언이 아니다.
요는, 아.무.도. 수업 성적표를 보지 않는다. 아 참고로, 학부생의 성적표는 꽤나 중요하다. 연구와는 그나마 거리가 먼 (요즘 학부생들은 연구실인턴을통해 미리 논문을 쓰는경우도 많은데, 이게 옳은방향인지는 모르겠다) 학부시절에 대표할 수 있는 이력이 대부분 성적표이므로 성적관리에 힘써야한다.
그럼 어떤 수업을 들어야 할까?
위의 질문을 던지기전에, 다음의 질문을 다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수업이 중요할까 연구가 중요할까? 연구가 중요하다.
그렇다면 어떤 수업을 들어야할지는 간단하다: 연구에 도움이 되는 수업을 듣거나, 연구를 위해 시간을 가장 많이 아낄수 있는 수업을 들으면 된다.
점수를 잘주는 수업을 듣는것이 가장 좋다. 어찌됬건 대학원 졸업요건을 갖추기 위해 최소한의 학점을 수강해야하고 최소한의 점수를 유지해야 한다. 예를들면, 대학원의 최소 졸업 성적이 3.4 라고 하면, 가장 현명하게 졸업한 사람의 성적은 3.41 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이 때 중요한건 '평균' 성적이다. 즉, 몇몇의 수업에서 A+를 받아놓는다면, 어쩔 수없는 상황에서 똥같은 수업을 들었을때, B-를 받아도 흔들리지 않고 대학원 생활을 할수가 있다. 그리고 거기서 아낀 시간을 연구에 투자하여 어떻게든 논문한편을 더 쓰는 것이 나은 선택이라고 생각한다. 주변 사람들의 의견을 들어보고, 점수를 잘 주는 교수의 수업을 듣자. 아무리 수업이 훌륭하고, 얻는 지식이 많다고 하더라도, 학점을 짜게 준다면 안좋은 수업이다 :)
내가 지금하고 있는, 혹은 내가 관심이 있는 연구로 수업의 프로젝트를 대체할 수 있는 수업도 좋다. 1석2조, 꿩먹고 알먹고를 안할 이유가 없다. 예를들면, 현재 본인이 하고 있는 연구를 수업 기말 프로젝트에 적용하거나 대체할수 있으면 좋다. 물론, 너무 대놓고 대체를 연구실 과제로 수업 프로젝트를 대체하면 교수들도 바로 낌새를 차리므로, 적당히 포장을 잘하여 수업을 위해 행한 프로젝트인것처럼 보여주는것이 뒷탈이 없지 않을까. 수업 듣기를 극도로 싫어했던, 나무는 시험 대신 프로젝트로 대체하는 수업을 꽤나 선호 했던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정말 배워보고 싶은 분야의 학문이 있고, 진심으로 수업을 잘 들어보고 싶은 경우는 언제나 있다. 많은 Fresh 대학원생들이 하는 생각들이, '이 수업은 내가 관심있는 분야니까 나중에 연구에 도움이 될거야!' 라는 생각들을 하는데, Yes or no이고, no인경우가 훨씬 많다. 그렇다고 그것이 잘못된 생각은 아니다. 굳이 열심히 수업을 들을 생각이라면, 최근 임용된 교수님들중 연구실적이 좋은 교수님의 수업을 듣는것은 좋은 선택이라고 생각한다. 그들이 이론이나 학문을 대하는 방식은 웬만하면 연구적인 측면에서 최적화가 되어있는 상태이므로, 강의를 할 때도 자연스럽게 연구를 위한 내용을 좀더 강조해서 수업을하거나 프로젝트식 위주의 수업을 한다.
학점도 잘 안주고, 연구의 측면에서 제대로 배울것도 없는 수업이라면, 적어도 노드가 적은 수업을 선택하자. 예를들면, 숙제는 학기당 한번에, 기말고사만 있는... 그냥 그런 수업을 들어서 적당한 학점을 받고, 아낀 시간을 이용하여 연구에 더욱 집중하자.
진심으로 원론에 관심이 있고 그것을 가르치는 교수님들은 웬만하면 피하는 것이 좋다. 그러한 교수들은 학생들도 학문의 이론에 대해 진심으로 대해 주길 바라고, 또 그런 교수님들 치고 도무지 성적을 잘 주는 교수들을 본적이 없다. 심지어 그들의 진심은 과제에도 전달되어 보통 과제도 너무많아 들들볶이게된다..
현명하게 수강신청하고 좋은 연구실적을 만들기를 바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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