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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

아빠의도전: 15개월차 매실이와 단둘이 하루 지내기 (feat. 15개월차 아기의 하루일과) [실리콘 밸리 아빠의 육아노트]

by 워킹나무 2024. 9.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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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일이다, 엄마의 자리가 만 하루동안 공석이다. 좀 더 구체적으로는 목요일 오후 1시부터 다음날 오후 4시까지 엄마의 자리가 비어있다. 엄마는 매실이가 나온뒤 처음으로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러 아이돌 공연을 보러 LA에 떠났다. 사실 남편으로써 너무너무너무 선물해주고 싶은 시간이었는데, 마침 NCT라는 아이돌이 LA에 온다는 매우 감사한 소식을 듣고 이참에 와이프는 하루동안 다녀오기로 했다.  

 

덕분에, 아빠에게  특명이 주어졌다: 15개월차 매실이와 하루종일 단둘이 지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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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준비사항

엄마와 아빠중 한명이 공석이면 준비해야될 사항이 꽤나 있지만 크게는 두가지가 있다.

 

[아빠의 회사 스케줄 조율하기]

하루종일 매실이를 돌보아야 하므로, 집에서 일을하면서 매실이를 돌보기로 했다. 기본적으로 실리콘 밸리의 회사들은 시간을 유연하게 사용할 수 있는 곳이 많아서, 집에서 일을한다고만 말하고 휴가는 내지 않아도 괜찮은 분위기다. 대부분의 스케쥴은 취소하거나 다음주로 미뤄놓았다. 아무리 집에서 일을한들 제대로 할 수 있겠는가. 그래도 집에는 계속 있으니 휴가는 사용하지 않았다. 아까운 휴가 흐흐

 

[엄마의 매실이 돌보기 가이드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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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실이의 음식을 챙겨주는 것은 엄마만이 할 수 있는 부분이기에, 혼자 있을 아빠를 위한 가이드를 전날 새벽에 꼼꼼히 만들어 놓았다. 아빠는 매실이의 정확한 일정을 모르기에 시간별로 준비해 놓았다. 여행을 출발하기 전, 엄마는 매실이가 먹을 모든 음식들을 미리 만들어놓고 큐브로 만들어 놓거나 냉장고에 넣어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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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만의 준비를 끝내고 이제 엄마를 보내주자. 안녕 엄마~~ 편하게 놀고 오세용~~

엄마를 보내주고, 이제 마지막으로 회사주가를 한번 살펴보고 들어가는데, 시워~하게 폭락해서 다행히 마음편히 핸드폰을 꺼 놓을 수 있었다. 젠장.

2. 오후 한시: 점심시간

아빠는 당연히 사먹는다. 최근에 다운타운 근처로 이사한 뒤로 주변에 맛집들이 많아졌다. 너무 좋다. ㅎㅎ 오늘의 점심은 최근에 생긴 맛집 반미 집 (바게트빵에 이러저러 재료를 넣고 만든 샌드위치 비슷한 음식). 마미’s 반미라는 곳인데 여기가 찐.찐. 맛집이어서 맛집리뷰에도 곳 써볼 예정이다.

 

아빠의 점심은 확보했으니, 이제 매실이의 점심을 준비하러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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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실이의 점심은, 시판 이유식 (작은사이즈), 퀴노아, 버터넛스쿼시, 케일, 새송이 버섯 큐브들, 그리고 두부볼 5개, 그리고 후식으로는 오렌지이다. 당연히 엄마가 미리 준비해놓은 것들을 데워서 주기만 하면되고, 막상 올려 놓고 보니 매우 그럴-싸 한 한끼 밥상이 된다.

 

엄마가 여행을 간지 아직 판단이 안서는지 아직은 엄마를 찾지 않고 밥을 잘먹는다. 너무 이뻐 죽겠다. 아빠가 반미를 너무 맛있게 먹어서 그걸 따라하는건지.. ㅎㅎ 그래도 아빠의 반미가 거의 없어질 때즈음에 딱맞춰 매실이도 점심 클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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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식을 줘야하지만 엄마 몰래 옥수수 한조각을 주었다. 매실이는 아빠를 닮아 옥수수 귀신이다. 옥수수와 과일두개중에 고르라고 하니 옥수수를 먼저 먹는다. 그리고 오렌지도 클리어!

 

아차, 그리고 엄마의 신신당부를 잊지않고 행한다! "물을 수시로 주세요!!!"

3. 오후 두시: 이닦기

매실이는 (이 맘때의 대부분의 아이들은) 하루에 두번 이를 닦는다. 오후잠을 자기전, 그리고 저녁잠을 자기전에 닦는데, 아빠가 처음으로 매실이의 이를 닦여본다. 지금은 7톨 (7개의 이가 난 아기) 이 있으므로 치약도 사용한다. 준비물은, 치약과, 손가락칫솔, 그리고 마지막에 한번 헹궈줄 용도인 멸균 티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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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닦기 준비물인 치약, 손가락 칫솔 그리고 멸균티슈

매실이 엄마가 치약은 엄~~청 조금만 짜도 된다고 하여, 엄~~청 조금만 사용했지만 그래도 많은건가.. 아리송한 마음으로 그대로 직진!! 다행히 매실이는 아빠의 손가락을 피하지는 않았고 깨물지도 않았다. 으으 뭔가 꿀렁꿀렁 움직이는게 느낌이 신기하긴하다. 

 

칫솔로 닦아주고, 멸균티슈로도 한번더 닦아주는데, 더더욱 꿀렁꿀렁, ㅎㅎ 신기한 경험이다.

한창 신기하다가 갑자기 매실이가 손가락을 문다…. 진짜, 디지게 아프다.

 

4. 오후 두시반: 낮잠자기

사실 매실이는 잠에있어서 굉장히 천사였다. 그래서 걱정은 크게 없었지만, 낮에 재워보는건 처음이어서 약간의 긴장속 낮잠재우기를 실시! 

 

신기한점은 낮잠 잘 시간이 되자, 갑자기 매실이가 엄마 옷 (후드티)를 아빠보고 입으라고 가져다 주는 것이아닌가. 재워달라는 건가… 이런 귀여운 생명체가… 그럼 매실이가 준 후드티를 입고 한 번 가볼까~?

 

기저귀를 먼저 갈아주고, 잠옷을 입히고, 5분정도 살랑살랑 살랑살랑 하고 눕힌다. 

매실이는 자기전만 되면 활동량이 급격히 늘어난다. 즉, 심장박동수도 그만큼 빨라지는데, 그런 흥분상태를 잠재워주기위해 긴장을 푸는 시간을 자기전에 가져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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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실이는 여전히 천사다. 꼬물꼬물 애착인형 사순이를 몇번만지더니 잠에든다. [관련글: 애착인형 고르는 법].

 

5. 오후 4시반: 기상후 간식과 산책겸 걷기 훈련

이부분 부터는 회사를 퇴근하고나서의 일정과 거의 유사하기 때문에 자신이 있다. 물론 회사에서는 5시에 퇴근하기 때문에, 매실이가 잠에서 깨는 모습은 거의 보지 못하지만 이번 기회에 매실이의 사랑스러운 모습을 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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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실이 오후간식

기저귀를 갈고, 매실이의 간식을 준비한다. 오늘 매실이의 간식은 엄마표 당근사과 머핀과 포도알 5개! 간식컵에 넣어놓고, 물과 신발을 챙겨 나간다. 오후 산책을 갈때는 유모차가 아닌 웨건에 매실이를 태우고 다닌다. 유모차는 평소에도 타고, 웨건은 좀더 다른 시야에서 세상을 바라보며, 유모차와는 또 다른 맛의 착석감이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웨건에서는 자주 넣었다 빼기가 수월해서 걷기훈련을 빡시게 하는 요즘에는 더 편리한 이동수단다.

 

사실 산책시간을 갖기 시작한 이유는, 아빠와 매실이가 산책하는 동안 엄마가 집안일을 좀더 수월히 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함이었다. 매실이가 집에만 있으면 엄마의 끊임없는 사랑을 갈구하기에 엄마가 도저히 음식을 할 수 있는 환경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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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개월 매실이는 아직 걷지를 못하여, 요즘 산책시간에는 걷기훈련을 주로한다. 걷기훈련에는 꽤나 많은 노력이 필요했기에 따로 포스팅을 할 예정이다. 상점가근처의 인파속에서도 걷고, 모래에서도 걷고, 잔디에서도 걷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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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매실이의 힘이 되는 곳 까지만 걷는다. 에너지를 쓰고, 간식도 먹고, 명상의 의자에 같이 앉아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앉아있기도하고, 계단을 오르기도하고, 장애물 넘기도 한다. 요즘에는 야외 탁구대에서 장애물 넘는걸 좋아한다 :) 

 

오늘은 아빠가 저녁까지 준비를 해야하니 산책은 좀 일찌감치 마치고 저녁을 하러 가볼까.

6. 오후 6시 반: 저녁 준비

매실이의 저녁은 보통 7시부터 시작된다. 다른 아기들에 비해 상당히 늦은 저녁을 하는 걸로 알고 있다. 매실이는 늦게 먹고, 늦게 씻고, 늦은 산책도 좋아하고,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난다 😂 너무 좋다. 너무 사랑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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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저녁은, 엄마표 콩나물 소고기무국과 쌀,퀴노아 밥 큐브와 감자볼, 그리고 후식으로 복숭아가 기다리고 있다. 같은 방식으로 엄마가 만들어 놓은 음식들을 잘 데워서 주기만하고, 복숭아는 사부작사부작 과일칼로 잘라 매실이가 먹기 좋게 잘라서 준다.

 

7. 오후 7시: 저녁먹기

아차, 아빠의 저녁을 구하는 걸 깜빡했다. 이럴때야말로 쓰는 찬스는 라면인건가~~
점심에 조금 남겨놓았던 반미와 라면을 끓여 훌륭한 저녁을 매실이와 오붓하게 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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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실이 앞에서는 밥을 더더욱 맛있게 소리내며 먹고자 한다. 그럼 매실이도 더 맛있게 밥을 먹는듯 하다. 오늘도 그랬고, 오늘의 저녁밥도 무탈히 잘 넘어갔다. 

 

8. 오후 8시: 매실이 목욕시키기

매실이는 화/목/토/일에만 머리를 감는데 오늘이 그날이다. 처음 아빠가 되고나서 아기의 머리를 감는게 너무너무 고됬지만 지금은 근육이 적응이 됐는지 데미지가 그리 크지않다. 아빠가 되고있는건가. 샤워도 마찬가지다, 스윽스윽, 촤악촤악, 문질문질 솨아~~하고 씻어내면 끝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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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워를 하는 사진은 아빠 혼자 있을 때 찍기 매우 힘들어서 그 잔해들만 찍었다. 매실이는 매우 큰 아기이고 15개월차 지만, 여전히 샤워 바스켓을 사용한다. 먼저 샤워바스켓에서 바디워시를 하고, 비누 품은 샤워기로 제거해준다. 아마 매실이가 혼자서 설수 있게되면, 그 때야 말로 샤워 바구니를 그만 사용하는 시기이지 않을까.

 

샤워 후에는 머리와 몸말리기, 바디로션 발라주기, 얼굴로션발라주기, 철분먹이기, 유산균 먹이기. 휴휴

 

8. 오후 8시 30분: 그릇정리 집정리 

샤워를 하고 난 후의 매실이는 신기하게도 ‘혼자서도 잘 놀아요 모드’ 가 된다. 혼자서 그림카드를 보거나, 책을 들쳐보거나, 푹신한베개에 누워있거나, 장난감 놀이터안에서 놀기도한다. 다행이다. 나머지 뒷처리를 할 수 있는 시간이 생겼다!

하루종일 사용한 그릇을 식기세척기에 넣기, 쓰레기버리기, 바닥 닦기, 하이체어 닦기. 

 

9. 오후 9시: 매실이 재우기

낮잠을 재우는 것과 마찬가지로 저녁에도 몇몇의 의식들을 진행한뒤 잠을 재운다. 물론 직접적으로 도움이 되는지는 모르지만, 매실이 엄마와 나는 분명 매실이의 수면에 도움이 될것이라고 생각하고 행한다. 주로 심신의 안정이 되는것들을 위주로한다. 이닦기, 책 읽어주기, 잔잔한 노래 듣기, 애착인형과 안고 있기, 커튼 같이 치면서 밖에 인사하기, 불 같이 끄기.

 

그리고 아빠는 10분정도 매실이를 소파에 누워 안아주다가, 매실이 침대에 눕히고 나온다. 

예전에는 길면 1시간까지도 같이 누워있어야 했지만, 지금은 매-우 많이 짧아진 것이다 🙂

 

하루종일 엄마를 찾지 않다가, 이제 자기전이 되니 비로소 엄마가 긴 시간동안 없음을 인지한듯 싶다. 평소와는 다르게 맘마마 를 외치며 눈물 몇방울씩 흘리며 우는게 참, 가여운 아기사슴같다.. 소파에 누워 아빠가 안아주기 시작하고 나서부터는 괜찮아졌는데, 엄마는 내일올거야를 계속 소곤소곤 읇어주면서 매실이를 재워주고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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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오후 9시 반: 육아 퇴근 (육퇴).

육퇴를 하고 오늘의 기억과 감각이 없어지기 전에 오늘의 기록을 시작한다. 

 

엄마가 집에 없는 첫날이 지났다. 엄마의 빈자리가 굉장히 크게 느껴졌다. 육체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한 가지 다행인점은, 매실이가 그래도 아빠랑 단둘이 있는것에 대해서 불편해하거나, 두려워하거나, 힘들어하지 않아서 다행이었다. 매실이가 불안해 하지 않도록 굉장히 과장하고, 오버하고, 소리를 내어주고, 몸짓을 해주었는데, 그러한 것들이 굉장한 피로로 다가 왔다.

 

이 글을 적으면서 하루동안 혼자서 육아를 하며 느꼈던것은 무엇인가? 생각해보려는데, 피곤함이 생각을 가로막아 사실 지금은 아무 생각이 나질않는다.. 빨리 침대로 직행하고 싶은 마음인것 같다. 그래도 매실아, 아빠는 오늘 너무 행복했고, 뿌듯했다. 사랑한다.

 

======================다음날=======================

11. 오전 8시: 기상 및 수분섭취 

육아를 하면 계속 무언가의 긴장상태에 있는 듯하다. 왜 매실이엄마가 눈을 뜨자마자 항상 Nanit (아기 관찰카메라) 를 켜는지 알 수 있었다. 나 또한, 자연스레 앱을 켜게 됐고, 다행히 아직 매실이는 자고 있다.

침대에서 여유를 갖기도 잠시, 매실이가 일어났고, 오늘도 아빠는 출격이다. 

일단은 루틴대로 수분섭취부터 들어간다! 물 마시기, 우유 100ml마시기, 사과 조각 먹기.

 

회사에 휴가를 쓴 건아니어서, 동시에 회사 슬랙을 확인 해야한다. 왜이리 메시지가 많은지.. 보통 금요일 오전에는 연락이 없으나, 오늘은 이상하게 이러저러 소식과 임무와 부탁으로 메시지들이 많이 와있다. 매실이를 오래 기다리게 할 수 없는지라, 급한대로, 모든 Task를 뒤로 미뤄놓고 매실이를 보러 간다. 시간은 미뤄지고, 아침부터 정신은 없어지기 시작한다.

 

12. 오전 8시 15분: 아침만들기, 식기 정리하기

그래도 다행인건, 아빠는 엄마보다 손 하나는 빠르다. 물론 꼼꼼함과 디테일은 엄마를 따라갈 순 없지만, 아빠는 엄마보다 빠르다. 아수라모드로 매실이의 아침과 아빠의 아침을 시작한다.

 

자기전 돌려 놓은 식기 세척기의 식기들을 정리한 후, 이제는 엄마가 떠나기전 배워놓은 바나나 브레드 프딩을 써먹을차례!! [관련글: 엄마표 3분 간식, 바나나 브레드 프딩]

 

배운대로, 빠르게 브레드푸딩을 만들고, 얼려있는 치킨소세지와 양배추전을 해동시켜 매실이의 아침을 완성한다. 이제는 아빠 아침을 만들어야 되는데, 매실이가 슬슬 보채기 시작한다. 일단은 옥수수 조각으로 시간을 끌어본다. 매실이는 옥수수를 주면 옥수수알 뿐아니라 뼈대까지 쫘악쫘악 빨아먹는 재능이 있어 시간을 꽤나 끌 수 있다.

 

원래 아침은 아빠가 담당하고있었기에, 이건 순식간이다, 과일여러개와 아빠표 오믈렛 그리고 요플레와 견과류. 아래의 사진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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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난게 아니다, 기저귀를 갈아주고, 옷을 갈아입히고, 손을 씻기고 진짜로 아침을 먹기 시작한다. 아침부터 활동량이 많아 음식은 평소와 다르게 쫘악쫘악 들어간다.



13. 오전 9시: 아침 밥먹기

아빠가 만든아침이 다행히 나쁘진 않았는지 잘 먹는다. 후식으로는 딸기 한알을 잘라준다 (옥수수는 서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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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의 슬랙은 계속 울리지만 아기를 보고 있다고 말한뒤 여전히 Task를 뒤로 미뤄놓고 있다. 엄마가 오기만을 기다리며..

 

14. 오전 10시: 나갈 준비 하기

밥은 다 먹고 이제 나갈준비를 한다. 집안 일을 할 때 중간중간에 계속 정리하면서 하는 스타일인데, 점점 그 사이의 시간이 매실이에게 잡아먹히는 느낌이다. 틈을 주지 않는 매실이는 빠빠빠를 부르며 아빠를 부르고 갑자기 어딘가로 사라져 버려져 잡으로 다니고 집의 모든 물건을 던져 놓아 정리를 필요로 한다. 

 

기저귀를 한번 더 갈아입고, 옷을입고, 양말을 신고, 간식을 준비하고 (포도5알), 물을 챙기기 시작한다. 정말이지 틈이 없다. 사실 틈이 많아 지루한것보다는 성격상 낫다고 생각한다.

 

이제 아빠의 화장실을 끝으로 나가려던 찰나에 매실이도 힘을주더니, 꿈꿈한 냄새가 풍겨온다. 아주 빅.덩을 처리한후에 이제 진짜로 나갈준비가 끝났다.

15. 오전 10시 30분: 야외 활동하기

유모차에 태워 나왔다. 나오는게 마음이 더 편한것같기도하다. 이래서 매실엄마는 오전시간에 웬만하면 나오는 것 같다. 유모차를 끌면 매실이 뒤에서 핸드폰을 할 수 있는 시간이 생기는데, 그 시간을 사용하여 생각해 놓았던 주식 매매를 한다. 주식 시장에서의 최악의 달 9월에는 참 손이 많이 간다.

 

오늘은 어린이 박물관에 갈 예정이다. 박물관이지만 사실상 어린이 체험장이 더 알맞는 공간이다. 아빠는 아직 제대로 가보지 못했으나 엄마는 아기 스토리타임 [관련글: 스토리타임] 시간에 맞춰 매주 한번씩 가는곳이다. 

 

아빠는 커피가 없으면 못사는 사람이다 [관련글: 역류성 식도염 관리하기]. 어린이 박물관에 가기전 근처 카페에서 커피한잔을 주문한다. 오늘은 내가 라떼아빠. 아빠는 카푸치노 사람이지만 오늘은 엄마를 떠올리며 모카를 주문했다. 사실, 당이 떨어져서 달달한게 땡겼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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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박물관도착. 매실이는 자주와서그런지 저멀리 왔을 때부터 오.오. 하면서 손가락으로 가리킨다. 박물관에는 생각보다 훨-씬 많은 체험 존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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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고, 만지고, 당기고, 맛보고 (?), 올라가고... 한 곳, 한 곳 모두가 매실이의 체력을 빼놓을 수 있는 좋은 곳이었고, 1시간 반의 시간은 시간은 전광석화였다. 체력을 이렇게 빼 놓아야 매실이가 꿀잠을 잔다. 매실이 점심도 해야하니 서둘러 집으로 복귀. 산호세 칠드런 뮤지엄에 관해서는 조만간 더 자세한 후기를 남길 예정이다.

16. 오후 한시: 점심 먹기

지금부터의 일정은 어제 오후와 유사하여, 좀더 간략하게 노트를 남기고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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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은 토마토 파스타, 두부볼 5개. 후식으로는 오렌지 한개. 우선 스파게티를 만들 시간을 끌기위해 두부볼 부터 얼른 데워 매실이의 허기를 채워준다 :) (위의 오른쪽 사진)

 

파스타는 엄마가 준비해놓은 소스에 아기파스타면을 끓여 투척. 엄마가 돌아온 후, 엄마의 숙제검사시간에 알게된 사실이지만, 아빠가 사용한 파스타는 집안에 굴러다니는 파스타를 사용한거라고….. 아빠는 엄마가 아빠를 위해 따로 계량을 해서 빼 놓은줄알았는데…. 결국 먼지파스타가 되었다.... 둘 다 좌절하며 자고 있는 매실이한테 미안해를 외쳗댔다.. 그래도 잘 끓였으니 괜찮치 않을까? 

 

아빠의 점심은 오는길에 사온 베이글 연어샌드위치 한개. 매실이를 중심으로 생각하다보니, 하마터면 아빠의 점심준비를 까먹을 뻔 했다. 그래도 먹어야 힘을쓴다!! 

 

17. 오후 두 시: 잠자기, 이닦기

점심을 마치고, 매실이와 밍기적밍기적 거리다, 낮잠을 준비하고, 평소와 같이 재우기 시작했다.

 

18. 오후 두시반: 엄마의 귀가

엄마가 돌아왔다. 드디어!!!!!!!!!! 여보 어서와! 육아 도와줘야지 ^^. 

다음날 아빠는 얕은 몸살이 왔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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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감:

가장 힘들었던 부분은 매실이엄마도 말했듯이 개인적인 시간이 매우 적은것이 힘들었다. 말과 행동도 매실이의 눈높이에 맞춰 되도록 해야하고, 아침을 먹으면 점심을 먹어야 하고, 점심을 먹으면 잠을 자야한다. 시간은 괴앵장히 빨리간다. 이정도의 시간선으로 부를 축척하면 금새 부자가 될것같았다 허허. 

 

어느정도 회사일은 할 수 있을줄 알았다. 큰 오산이다. 매우 잠깐의 대화외외로는 아무것도 할수 없었다. 어찌보면 ‘꿀 빨았다’고 할 수 있겠으나, 주말에 빠진 부분을 채울 예정이니 걱정이 없다. 이 세상의 모든 워킹맘들을 존경한다. 다음부터는 그냥 휴가를 내야지.

 

그래도 모든걸책임지고 육아를 해보니, 더 부모가 된것 같다. 그리고 매실이의 한 순간 한순간을 놓치지 않고 볼수 있다것도 특별했다. 오직 하루만 같이있었는데, 특별한 순간이 한둘이 아니었다. 하루만에 또 이렇게나 클 수 있는건가 싶다.

 

물론 와이프는 이보다 더 힘든 시간을 견뎌내고 있지만 (직접 음식을 해야하고, 매일 같은 일상을 반복해야하니), 와이프를 좀더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나는 혼자서 돈을 벌고 있지만 사실은 그 반은 와이프가 벌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나는 가족을 지키기 위해, 와이프는 가족의 행복을 지키기 위해 헌신한다.


- 워킹나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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