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실 엄마의 경미한 우울증이 시작되었다. 몸에는 힘이없고, 기운이없고, 머리는 항상 멍한느낌이다. 매실이를 하루종일 신경쓰느라 제대로 잠에 잘 들지 못하는경우도 허다하다 (하루 4시간씩 밖에 못자는 경우도 많았다). 뭘 해도 한숨이나오고, 누군가의 작은 한마디가 큰울림이되어 쉽게 상처를 받게 되고, 또 그러한 상처는 정신과 육체 모두를 갉아 먹게 되어, 마음은 더 곪아 가게된다. 이렇게 부부의 연결고리는 더 옅어져만 간다 [관련글: 옅어저 가는 부부의 연결고리]. 매실이 엄마는 자신이 우울증알 앓고 있는 것같다고 말해주었다.
나무는 가족들중에 매실이 할머니를 포함하여 우울증 (혹은 조울증) 을 앓고 있는 분들이있어 우울증의 무서움을 잘 알고 있다고 믿고 있다 (그 당시, 나무의 무지함으로 매실이 할머니를 도와드리지 못하여 굉장히 죄송함을 느끼고 있다..). 그리고 그러한 우울증의 어두움이 주변사람들에게도 스미어 들어가는 과정, 그 전파력을 잘 알고있기에, 매실이와 나무를 위해서라도 육아우울증 초기 증상을 앓고 있는 매실엄마의 마음의 병을 초기에 같이 극복해 나가고 싶었다.
좋은 뉴스는, 매실 엄마는 자신이 왜 자신이 우울한지에 대해 잘알고 있었다. 그 요인은 혼자만의 시간이 없다는것. 돌이켜 보면, 매실엄마는 항상 나무든 매실이든 다른 누군가와 같이 있어야하는 상황이기에, 매실이가 나온 뒤, 항상 누군가를 신경쓰면서 지내야만 했었다. 미국에서 만나는 친구들도 없고, 매실이를 어딘가의 기관에 보내지도 않고 있다. 이렇게 혼자 있는 시간이 없어지니, 머리를 비울 시간이 없어지게 되고, 무언가 계속 해야만 할 것같은 혹은 매실이에게 무언가 계속 해주어야만 할 것같은 압박감을 받은듯 하다.
참고로, 우울증이란 나무가 앓고있는 역류성 식도염 [관련글: 15년차 역류성식도염] 과도 같아서 평생 잘 관리를 해주어야 하고, 관리만 잘한다면 증상을 거의 없는 것 처럼 완화 시킬수는 있으나, 완벽한 치유가 불가능하기에 관리를 잘 못한다면, 언제든 재발할 수 있다. 그래서 단순 이벤트성으로 극복을 하는것이 아닌, 매실이 엄마의 정신과 마음에 도움이 될수 있는 일관된 문화를 만드는것이 중요해 보인다.
매실이엄마와 어떻게 하면 개선을 할 수 있을지 말을 해본결과, 일단은 정신과 상담을 받아보기로 하고 예약을 해 놓았다. 그리고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한 매실엄마가 적어도 한달에 한번은 완벽히 혼자만의 시간을 주기위해 매실엄마 혼자 호텔로 유배를 보내기로 했다. 당장 이번주말 부터시작을 했다. 집근처 호텔을 예약을 하고, 매실엄마는 매실이 음식에 사용될 재료손질을 해놓고 호텔로 출발한다. 다음날 오후느즈막하게 돌아 오기로했다.
지금부터는 아빠와 매실이의 시간이다 :) 하지만 걱정은 없다. 이미 훈련을 했기 때문이다 [관련글: 아빠의 도전, 매실이와 단둘이 있기]. 나무에게 가장 문제가 될부분은 매실이 음식이나, 이미 필살기 음식 두가지 [관련글1: 바나나브레드 푸딩, 관련글2: 집폴레] 가 있고, 추가 두끼는 매실엄마가 이미 손질을 해놓았기 때문이다. 조만간 엄마표 음식 포스팅을 더 많이 준비해 놓아야 겠다 :) 평소 머릿속이 항상 복잡했던 나무는 오롯이 매실이에게만 집중하다보니 오히려 머리가 맑아지기도 한다. 놀이터를 가고, 커피를 마시고, 덕분에 많이 걷고, 머리를 비우고, 음식을하고, 책을 읽어주면서 시간을 보낸다.
하루라도 호텔을 혼자 다녀오는것은 굉장히 효과적인듯 하다. 하루 호텔에서 혼자만의 시간을 갖고 돌아온 매실엄마는 마치 맑은 성수를 마시고 온듯 표정이 맑아 보여서 너무 좋았다. 다시 그 물은 어두워질 수 있을 지언정 매달 정화를 같이한다면 지속가능하게 관리를 할수 있지않을까 생각된다. 오늘 저녁은 삼겹살이다! 헷.
다녀온뒤, 정신과 상담은 취소하기로 했다. 지금당장은 괜찮고 다음에 또 재발한다면 그때는 꼭 의사 선생님을 만나보기로 했다.
많은 사람들이 한집의 기둥이 돈을 버는 사람 (아빠가 평균적으로 많을 것이다) 이라고 생각한다. 맞을수도 있고 아닐수도 있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튼튼한 기반이 없는 높은 기둥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그러한 튼튼한 기반은 집에 있는 사람으로부터 나온다 (엄마가 평균적으로 많을 것이다).
풍성하고 굳건한 나무는 비옥하고 튼튼한 토양위에 형성된다. 매실엄마의 정신건강을 지켜주고 싶다.
p.s. 한달에 한번 호텔에 가는 것 이외로, 다른 방법으로 매실엄마에게 혼자만의 시간을 주고 싶으나 아직은 다른 효과적인 아이디어가 없긴하다. 다른 가정에서는 어떤 방법을 사용하는지 아이디어가 있으면 공유 부탁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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