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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

첫 한국, 첫 가족만남-1부 (18개월차) [실리콘 밸리 아빠의 육아노트]

by 워킹나무 2025. 1.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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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그날이 왔다. 매실이가 18개월만에 처음으로 가족들을 보기로 한날이다. 일본으로 출장에 가는겸, 연말여행도 할겸 한국에 가기로했다. 물론, 그 무엇보다 매실이를 가족들에게 보여주고 싶었다. 18개월차정도의 아기가 가장 가족들에게 보여주기 유니크한 시기라고도 생각했다. 18개월 이전의 아기는 의사소통의 거의 불가능하고, 18개월 이후의 아기는 본연의 아기스러움이 점점 사라져가기 때문이다. 이 최적의 시간에 가족들을 보여줄수 있다는것에 감사하고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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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5시즈음 도착. 당연하게도 장거리비행은 고되다. 원래같으면 시차적응으로 헤롱되어야 하지만 우리는 1주일동안 일본에서 지내다 와서 이미 시차적응은 된 상태이다 [관련글: 일본 출장여행기]. 할머니가 목을 빼고 매실이를 기다리는게 보여서, 고되지만 숙소로 도착한뒤에 바로 할머니를 보러 간다.  

 

12월 한국의 날씨는 당연히 캘리포니아보다는 몇배로 춥지만, 다행히 캘리포니아에서 입을 수 있는 최대 두께의 옷으로 버틸수는 있었다. 아무래도 밖에서 이동하는 시간이 적다보니 추가로 두꺼운 패딩은 사지 않아도 괜찮았다 :) 

 

한국에서는, 특히 서울에서는 유모차로 다니는 것이 극악의 난이도이다. 특히, 대중교통이용은 유모차로는 거의 불가능하다. 유모차를 들고 버스를 타기에는 버스가 너무 높고, 지하철을 타기에는 엘리베이터를 도무지 찾을수가 없다. 미국과 일본에 비해서 한국은 정말 갈길이 멀어보인다. 유모차를 가져왔으나, 단 하루를 제대로 사용한 적이 없다.

한국에서 우버가 되는것에 굉장히 놀라웠다 [관련글: 한국에서 우버가 되다니!]. 하지만 퇴근시간이라 잡히지 않는 택시... 택시가 잡히지 않아 버스로 가기로 했다. 뭔가 처음 버스를 타려니 긴장이 되긴한다. '정말 한국은 소문대로 아기들에게 불친절한 나라일까?', 결론은, 딱히 그렇지도 않다. 약간의 무심함이 있을 뿐, 아기들에게는 다들 친절하다 (시설이 불편할 뿐이지). 아기에 대한 시민의식은 점점 성숙되어 가나, 아기에 대한 정부의 정책이나 태도, 그리고 지원이 아직 성숙되지 않은 느낌이다.

 

매실이는 처음으로 타는 한국버스가 신기한지 두리번거리다가, 뜨끈한 한국버스에서 고새 잠이 든다. 신기하다, 미국 버스에서는 잠을 자본적이없는데,, ㅎㅎ 한국에서는 버스 뿐만아니라 택시만 타도 잠에 바로 드는것이 신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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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 집으로 갔다. 역시나 목을 빼고 기다리고 계신다. 30분전부터 추운 한겨울인데도 정류장에서 기다리셨다고 한다. 눈물의 재회를 한뒤, 할머니는 벌써 매실이가 추울까봐 걱정이다. 보통 할머니들은 겨울에 아기의 살이 보이는걸 참지 못하는 듯하다 :) 

 

할머니집은 자석들이 엄청많다. 나무가 어릴적부터 모은 자석들이 이제는 할머니의 취미가 되어 자석을 모으신다. 지금은 방이 남아 게스트하우를 하고있고, 세계로부터 온 게스트들이 할머니에게 자석을 하나, 둘 선물한 것이 지금은 냉장고를 빼곡히 메우고 있다. 매실이는 잘꾸며진 할머니 집이 마음에 들었는지, 구경의 불씨를 키고 끊임없이 돌아다닌다. 다행히 매실이는 할머니에 대해 낯가림을 그리 많이 하지 않아서 굉장히 고마웠고, 덕분에 할머니 자신감이 증가한다.

첫 재회후, 할머니가 해주신 음식은 팥 칼국수 (그 밖의 할머니의 궁금하다면? [관련글: 한국에서 먹은 음식]), 나무가 가장 좋아하는 음식중 하나이다. 구수한 팥물에 쫄깃한 칼국수를 김장김치에 곁들어 먹으면 몸도 녹도, 속도 든든하다. 꽃게무침과 오색김말이는 덤이다. 조미료, 설탕 하나 들어가지 않은 완전 자연음식이어서 매실이도 한스푼 먹어보지만, 역시 팥은 으른들 입맛인가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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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날은 저녁만 잠깐 먹었지만 앞으로 2주동안의 할머니와의 만남에 방아쇠를 담긴 굉장히 의미있는 날이였다. 이번 한국 방문의 목표는, 할머니와 최대한 많은 시간을 보내는것이 었기에, 거의 매일같이 할머니집에 방문을 하였고; 무수히 많은 음식들을, 그리웠던 그 음식들을 먹을 수 있었다. 나무에게는 이러한 충전이 필요했던 것 같다. 할머니 음식들은 대체로 간이 적고 담백하다. 그덕에, 평소에는 엄빠의 밥과 매실이밥을 따로 만들었으나, 할머니 집에서는 꽤나 많은 것을 공유했다. 할머니 집에는 미국에 없는 과일도 준비가 되어있어서 새로운 매실이는 새로운 세계를 경험한다. 홍시가 그 예중에 하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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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실이에게는 두명의 고모가 있다. 벌써 초등학생 애기들이 둘 씩이나 있는 큰고모와, 훈훈한 독일 매형과 최근에 결혼을 한 작은 고모. 아쉽게도 이모는 없데 허허. 작은고모에 의하면, 이모와 고모의 느낌은 확실히 다르다, 이모는 마냥 친구같고, 고모는 잔소리 한스푼 얹을것 같은 존재. 그래도 매실이를 격하게 반겨준다. 특히, 이미 다 자식들이 다 커버린 큰고모는, 그 때 그시절이 그리웠는지, 매실이 곁을 떠나질 못한다. 그런 고모가 싫지는 않았는지 사랑눈빛을 발사하고, 뽀뽀까지 해주는 매실이. 18개월만에 이렇게나 벌써 커버린 매실이를 보면 그마음은 충분히 이해가 가고도 남는다 :). 

 

매실이는 사진으로는 아직 남자아이같다. 사실 손짓, 발짓, 행동, 표정은 굉장히 여성스럽고 귀여운 우리딸내미이지만, 항상 그 실제 모습에서 볼수 있는 귀여움을 전달할 방법이 없어 굉장히 아쉬웠다. 고모들도 이제는 그런 매실이의 뽀짝한 귀여움을 알아봐주니 흐뭇한 미소가 절로 나온다. 한국에 있을 때만이라도, 가족들로부터 진실된 사랑과 관심을 듬뿍받고 가는 것을 목표로 하게 된다.

1년 8개월만에, 이렇게나 많은 가족들을 동시에 본건 처음이었다. 덕분에, 처음으로, 다른 사람의 도움으로 매실이 걱정없이 실컷먹은것 같다. 특히, 항상 매실이와 둘이서만 있는 와이프도 숨통이 트이는 듯하다. 나무와 와이프는 아싸지만, 아싸도 사회적 욕구를 어느정도 만족 시켜주어야 하나보다.

 

이번에도 매실이가 낯가림을 크게 하지 않아 정말 고마웠다. 오히려 조카들이 매실이에게 낯가림을 하는듯하다. 역시 어린이들은 아기를 어려워 하지만, 그래도 그것이 밉거나 싫어서가 아니라, 어떻게 해야할지를 몰라서 그런것은 당연히 알고있다. 시간이 지나다 두 조카모드 매실이에게 점점 스믈스믈 다가가더니 볼을 한번씩 만져보거나 한번씩 찔러본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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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가족들과 사진을 찍어도 전혀 위화감이 없던  매실이다. 독일 매형과 매실이가 언젠가는 영어로 의사소통하는 기분좋은 상상을 해본다. 초등학생 밖에 되지않는 조카들도 벌써 영어를 배워서그런지 독일매형을 멀리하지 않고 오히려 좋아한다. 요즘 아기들은 참 빠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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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모들 가족과 만나고나와, 종로의 어느 한타워 안쪽. 느낌 있는 곳에서 엣지있게 걸어가는 매실이의 순간포착. 훗날 세계의 무대에서 모델워킹하는 매실이를 상상해 본다.

 

2부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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