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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

장거리비행과 시차적응-18개월차 [실리콘밸리 아빠의 육아노트]

by 워킹나무 2025. 1.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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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실이가 태어난후 드디어 한국에 가보기로 했다. 엄마, 아빠를 제외한 다른 가족들과는 첫 만남을 하러가는 셈이다. 일본 출장을 마치고 가야 했기 때문에, 일본에 먼저 간 뒤, 1주일 정도 보내고 한국으로 가는 일정이었다. 출장을 끼워서 가야지만 아빠의 비행기 값은 지원받고 갈 수 있기 때문에 조금이나마 더 싸게 갈 수 있기 때문이다. 사실 매실이는 2살 미만의 아기인지라, 아빠 혹은 엄마 품속에 앉겨서 타면 비행기 값을 지불하지 않아도 됬지만, 11시간의 비행동안 앉고 탈 용기가 도무지 나질 않았다 (물론 아빠는 비행기 값을 아낄수만 있다면 그렇게 하고 싶었지만은... 쉿). 일본에서 미국으로 오는 비행기는 다행히 9시간만 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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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개월 아기와 10시간이 넘는 비행을 할 생각에 벌써부터 두려움이 스믈스믈 올라오기 시작한다. 두려움은 대비를 하도록 만든다. 1달전 정도부터 와이프와 장거리 비행을 대비하기 위한 아이템을 조금씩 모으고 계획을 짜기 시작했다. 아직 영상물, 심지어 TV조차 보지 않았던 매실이였기에 장거리 비행에서도 영상물을 보여주지 않기 위해 노력을 해보기로 했다. 장난감들과 책들과 음식과 담요등을 준비한다. 어떤 물건들을 기내에 들고 갔는지는 [관련글: 아이와 장거리 비행시 유용한 물건들] 에서 모든 리스트들을 확인할 수 있다. 참고로, 장난감은 비행기안에서 서프라이즈를 해주기 위해 평소에 매실이가 못보는 장소에 꼼꼼 숨겨놓았었지만, 실제로 서프라이즈 자체에는 딱히 효과가 있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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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내에는 아기 음식들을 가지고 탈 수 있다 [관련글: 기내에 아기 음식반입 가능할까?]. 비행중에, 영상은 보여줄수 없지만 그래도 매실이가 좋아하는 음식은 마음껏 주기로 했다. 블루베리, 옥수수, 두부, 기타 등등의 과일을 준비해서 갔다. 뒤에서 말하겠지만 먹는 시간만큼은 제일 편하게 있을 수 있는 시간이었다. 참고로, 생과일이나 소고기 같은 음식들도 기내에 반입이 가능하지만, 입국할때는 들고 갈 수가 없기 때문에 도착해서는 전부 버려야 한다 (일본에서 소고기는 조리를 했어도 들고갈 수 없었고, 우리는 운이 나쁘게 걸리고 말았다 [관련글: 일본 출장여행]).

아침이다. 아빠엄마는 보통 벼락치기 짐을 자주싸서 새벽에도 그리많은 잠은 못잤다. 매실이도 공항시간을 맞추려면 2시간 일찍 일어나야했다. 항상 모든걸 다 마무리 하고, 깔끔히 집도 정리해 놓고 나오는 것을 상상하지만 보통은 상상일 뿐이다. 콜밴택시는 도착했다고 왔고 [관련글: Airport Cap Services 콜밴후기], 우리는 여전히 세개의 캐리어 짐을 마무리중이다... 우당탕탕타라라라.. 매번 황급히 나오다 보니 무언가 중요한 것을 빠뜨리고 온것같은, 그런 변을 보고 덜 닦은 느낌으로 나오지만, 지금에 와서는 어쩔수 없다.

 

차 없는 우리집이였기에 [관련글: 차 없는 아빠], 자가용을 탄 매실이는 한 껏 들떠보인다. 물론, 일찍일어나서 얼굴은 완전피곤해 보이지만 눈 만은 초롱초롱하다 (얼굴은 가려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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탑승하기전에 허기도 좀 달래준다. 우리의 작전은 일단 탑승 직후에 매실이를 재우는 것이였기에, 일단은 포만감을 좀 차게 해준다. 배가 고팠는지 좋아하는 두부를 째로 잡고 먹는 매실. 적당히 간식을 먹고 탑승을 시작한다. 공항에서 아기들과 함께 있으면 Priority 줄로 들어갈 수 있어서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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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기 좌석은 아쉽게도 맨 앞자리 (앞 좌석이 없는 자리) 가 아닌 맨뒷좌석이었다. 체크인을 할 때, 혹시 자리를 바꿔주실까 내심 기대해 보았으나 주시진 않았다. 오히려 돌아오는 비행기에서 기대없이 체크인을 하였으나, 맨 앞자리를 주셔서 편안~히 왔다. 그래도 맨 뒷자리가 중간자리보다는 낫다. 앞 혹은 뒤에 사람이 없는 것이 아기들과 함께 비행기를 타기에는 심정적으로 안정감이 있다. 아기가 어떤 행동을 할지 모르므로...

비행기에 탑승한다. 매실이는 미국 국내선을 타본적은 있어서 그런지 그리 새로워하지는 않는다. 단지 엄마아빠에 앉겨 갈뿐. 탑승 했으니, 이제 매실이의 영역을 전개 한다. 전개하기 전에, 세명이서 비행기 한줄 자리를 꿰찬걸 보고 있자니 뭔가 감회가 새롭고, 진짜 우리가 세 가족이 되었구나 하는 실감도 하게된다. 무튼, 영역전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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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실이가 좋아하는 애착담요로 자리를 깔아주고, 애착인형 사순이 꺼내준다. 집에서 사용하는 물건들을 줌으로써 비행기 좌석을 조금이라도 편히 느꼈으면 하는 바램으로 깔아준다. 시작은 나쁘지 않았다. 비행기가 올라갈때도, 큰 소리가 날때도 매실이는 의젓하게 잘 있어주었고, 계획했던 대로 매실이는 낮잠에 들기 시작했고 엄마는 매실이의 따뜻한 품이 되어 주었다. 

 

진짜 시련은 매실이의 잠이 끝나고 나서 왔다. 이상하게 1시간밖에 자질 않았던 매실. 분명히 피곤했을 텐데 왜이리 안자지... (오히려, 일본에서 한국으로 넘어가는 비행기에서는 2시간 반 풀잠을 때렸다..).  그렇게 10시간은 잠을 자지 않은채 일본에 도착해야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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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와이프가 야심차게 준비해온 아이템들을 하나하나씩 꺼내본다. 야심차게 히든 아이템들을 하나씩 꺼내지만, 아쉽게도 매실이의 반응은 심드렁하다. 8개정도의 새로운 장난감을 짧게는 5분, 길면 20분정도 가지고 놀다가 바로 싫증이 나거나 관심이 없어지는듯하다. 주변환경이 어두워서 집중도 안되고 새로운 장난감을 탐구할 마음도 비행기안에서는 생기지 않나보다. 이럴줄 알았으면 평소에 익숙하고 잘 가져놀 수 있는 장난감을 가지고 올 걸 그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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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오른쪽에 있는 것이 돌돌이 간식그릇이다.

그래도, 효과가 있는 것들도 두가지 정도 있었다. 뽁뽁이와 돌돌이다. 매실이는 촉감을 좋아하는 친구라그런지 시끄러운 비행기안에서 뽁뽁이를 만지작 만지작하면서 멍때리기를 잘하였다. 돌돌이는 버튼을 누르면 간식 그릇이 돌아가면서 자신이 원하는 간식을 돌려가면서 하나씩 쏙쏙 뽑아먹는재미가 굉장했다. 버튼도 있고, 간식도 있고, 돌아가는 재미도 있으니 1석 3조의 효과가 있는 아이템이었다. 장거리 비행할 때는 강추다! (물론 집에 돌아와서는 딱히 사용하지는 않는다..) 

비행기 안이 굉장히 건조해서그런지 매실이가 물을 많이 마신다. 그만큼 대변과 소변을 많이 봐서, 기저귀도 많이 갈아야만 했다. 얼굴은 건조하여 벌겋게 부어올라왔지만 보습할 수 있는 아기용 화장품을 캐리어에 챙기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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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과적으로 가져온 장난감의 효과는 1시간정도 밖에 되질 않았고, 매실이가 밥먹고 자는 시간을 제외하면 총 7시간을 해결해야만 했고, 대부분의 시간을 화장실 근처를 엄마와 아빠를 교대로 걸어다니거나, 지루함에 몸부림치거나, 앞쪽 사람들의 화면을 힐끗힐끗보며 멍때리며 보내다가 보면 그래도 도착은 한다, 녹초가 되어서.

 

18개월의 나이가 장거리여행을 하기 어렵다고한다. 잘 앉아있지못하는 시기이기도하고, 집중도가 낮은 시기도하고, 미디어를 접한적이 없어 미디어로 집중시키기도 어려운 나이이다 (물론 우리는 자처해서 미디어를 보여주지 않았지만).

 

그렇게 일본에 도착하고, 호텔에 도착한 매실이는 오후 5시밖에 되지 않았으나, 바로 쓰러져 잠을 자기 시작한다. 그리고 일어날 생각을 안한다. 이러다가는 모든게 꼬일것같아, 어떻게든 우는 매실이를 데려와 저녁을 먹고 저녁 여덟시쯤 다같이 쓰러져 잠에 들었다 [관련글: 일본 출장여행].

 

다음날 새벽5시. 아빠는 눈을 말똥말똥하게 뜨고있고 매실이가 꼬물대자 엄마는 가족 기상을 선언한다. 덕분에 조식 오픈런을 할수는 있었다. 아기는 억지로 시차를 맞추려고 해도 맞춰지지 않는다고 한다. 하루에 1시간, 혹은 길어야 2시간정도의 시차를 메꾸는듯 하다. 매실이는 4일정도가 지나서야 7시반 기상을 할 수 있었다.

일본에서 미국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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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 미국으로 가는 비행기는 2시간이나 더 짧은 9시간이다. 심지어 가장 앞자리를 받았고, 또 심지어 4자리를 우리 셋이서 썼으니, 일본에 갈때에 비해 훨-씬 수월하게 올 수 있었다. 매실이가 그중 3시간이나 넘는 시간을 자주어서 더 편하게 올 수 있었다. 

 

미국에서의 시차적응도 1주일정도 걸렸다. 미국에서의 시차적응이 더 힘겨웠다. 매실이가 밤잠을 낮잠으로 생각하여 다시 새벽에 깨는 일이 벌어진 것이다. 새벽에 침대 가드에 걸쳐 꺼내달라고 우는 매실이를 보고있자면 마음이 아파 처음 며칠동안은 같이 자곤 했지만, 3일정도 뒤부터는 다시 엄격한 수면교육으로 분리수면에 들어간다. 더 큰 문제는 부모인 우리가 시차적응에 헤롱대는 것이다. 도착한지 둘째날 아침 11시에 일어난 우리는, 매실이가 시차적응을 하려면 일단 우리부터 정신을 차려야겠다는 생각에, 다음날부터는 서로의 멱살을 잡고 일어나 매실이를 깨운다. 일단 부모가 일어나지 않으면 아이도 일어나지 않으니, 시차적응에는 부모의 가이드가 굉장히 중요함을 또 배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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